18일 오후 영암군 관계자들이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축산농가 인근 도로를 고압 분무기 소독 차량으로 소독하고 있다(사진 上). 앞서 같은 날 오전에는 긴급 가축 방역을 위해 양성 판정 농가로 향하는 길목에 대한 차량 전면 통제가 이뤄졌다(사진 下)./주성학 기자

“다른 지역 얘기인 줄 알았는데 근처에서 발생했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지.”

18일 오전 영암군 망호리 한 축산농가. 이곳에서 사육하던 한우 두 마리가 최근 올해들어 전남에서 최초로 럼피스킨병 최종 양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방역복을 입은 가축위생방역 지역본부 및 영암군 관계자들이 인근 도로에 대해 출입 통제를 하고 있었다. 농장 내부에서는 살처분을 위해 동원된 이동식 렌더링 시설이 감염축을 화장하고 있었으며, 그 주변으로 방역 관계자들이 분무 장비를 활용해 방역을 하느라 분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곳을 지나가려던 주민들은 차량을 돌려 다른 길로 우회하거나 현장 관계자한테 상황을 확인하곤 했다.

방역은 오후까지 계속됐다. 관계자들은 고압분무기 소독 차량으로 농장 주변은 물론, 마을 진출입로로 이동하며 소독을 했고 해당 마을로 들어오는 일부 도로에는 통제 초소를 설치해 지나가는 모든 차량을 소독했다.

럼피스킨 양성 판정 농가 반경 5㎞는 ‘방역지역’으로 지정됐고, 지역 내 축산 농가는 ‘이동 제한’으로 28일간 소 출하가 제한됐다.

하루아침에 이 같은 상황을 맞닥뜨린 망호리 축산농가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양성 판정 인근 농가들은 ‘혹시나 있을 감염’에 대비해 분무기 등으로 축사 내외에 소독제를 뿌리고 방문객은 약품이 담긴 발판을 밟고 출입하게 하는 등 자체 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농장은 모기와 진드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소독약을 분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농가는 럼피스킨병의 잠복기를 우려하며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30년째 축산농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조모(70대)씨는 “공기 감염은 없다고 하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분무기로 축사 주변을 여러 차례 소독하고 있다”며 “아직 우리 소는 무사하지만, 잠복기가 있으니 걱정이 태산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 농가에서 약 1천마리 이상 소를 키우는 김형민(41)씨는 “최근 예방접종을 다 마치고 매일 기계를 통해 자체 방역에 힘쓰고 있다”며 “발병 농장과 거리가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어 “이동 제한으로 28일간 소를 출하 할 수 없어 속이 타지만 그나마 대목인 명절 기간이 아니라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위안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영암군 관계자는 “발생 농가 주변 500m 내 300여 농가를 대상으로 육안검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까지 추가 발생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향후 7일간 추가 발병이 없을 시 ‘이동 승인서’를 받아 출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반경 5㎞ 내 농가를 대상으로 전화 예찰을 통해 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럼피스킨병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소를 대상으로 보강 접종을 진행하는 등 감염병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