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광주매일신문이 주관한 전남 수업 대전환을 선도하는 ‘2030교실’ 포럼이 18일 전남여성가족재단 공연장에서 개최된 가운데 ‘지역 중심 글로컬교육’이라는 큰 비전을 포함한 전남 교육의 무한한 가능성과 미래교육 방향성이 제시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교사, 전남교육가족 등이 한자리에 모여 ‘2024 대한민국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에서 구현한 ‘2030교실’이 일선 학교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나아가야 할지 활발한 토론과 다양한 의견이 제시돼 교육의 본질인 ‘수업의 대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제발표=▲이인숙 성남여자고등학교 교장
◇좌장=▲이인숙 성남여자고등학교 교장
◇토론=▲김진옥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김보경 전남도교육청 장학관 ▲정나라 나주이화유치원 교사 ▲이지윤 웅천초등학교 교사 ▲강지숙 매성중학교 교사 ▲강대혁 순천미래과학고등학교 교사 ▲이희진 전남학부모회연합회 회장


“미래수업 연구·실천…전남 수업 대전환 이끈다”
●주제발표=이인숙 성남여고 교장

2030교실은 미래수업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수업 대전환의 장이다. 교사와 학생이 상상하고 희망하는 수업 지원을 위해 수업을 먼저 고민하고, 교직원 의견에 귀 기울이고, 정형화의 틀을 깨고 교사 수업 연구를 지원하고 수업을 주제로 소통한다.

전남의 2030 교육 상황은 학령기 인구 감소, 작은학교 증가와 이주배경, 중도입국 학생이 증가한다. 때문에 교육격변기에 미래 역량과 학생주도성을 함양한 능동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미래수업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전남 수업 대전환이 요구된다.

교사들은 학습하는 조직의 5가지 규율을 한번 점검하고 시작했으면 한다. 학습하는 조직은 멘탈 모델, 공유비전, 팀학습, 개인적 숙련, 시스템 사고 등 5가지 규율을 다 포함하는 의미다. 이 원리를 충분히 숙지하지 않으면 하다가 굉장히 지치고 힘들어서 끝까지 가기 힘들 수도 있다.

전남 수업 대전환은 지식 전달에서 학생주도성 키움 수업으로 전환해 티칭에서 코칭으로 교육적 패러다임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티칭은 교사가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지만 코칭은 학생들을 뛰게 하는 것이다. 미래수업의 핵심 역량은 ‘학생 주도성’이다.

학생 주도성이란 자신의 삶과 주변 세계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능력, 의지, 신념으로 누가 시켜서 하거나 다른 사람에 의해 만들어 가는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행동이다.

학생 주도성 키움 수업은 프로젝트 기반 학습, 프로젝트 수업 협동 학습, 디지털 도구 활용 수업 등을 통해 학생의 창의성과 문제 해결력, 주도성을 키워주는 것이다.

미래학교 국내 사례 중 남한산초등학교, 경남 상주중학교 사례를 연구해보면 전남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남한산초는 경기도 광주시에 1912년 개교해 2000년대 초 학령인구 감소(전교생 26명)로 폐교 통보를 받았지만 블록제수업, 다양한 특별활동,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등 혁신적인 교육과정을 도입해 전교생 200명까지 회생해 학교자치시스템 효과를 입증했다.

상주중도 학생수가 30명대로 급감했지만, 경남 최초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로 전환돼 지역 교육의 중심지로 도약,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현재 학생 수는 85명에 달한다.

2030교실의 주체는 교사다. 교사가 먼저 두려워하지 않고 수업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이 필수다. 교사의 개별 요구와 지역적 특성에 맞춘 지속적인 컨설팅, 교사학습커뮤니티 활성화가 필요하다. 지자체와 권역별 ‘지역2030교실연구소’를 설립해 운영될 때 2030교실이 가능하다고 본다.

2030교실은 학교를 그룹 지어 ‘학교너머학교’로 접근하며 지역 커뮤니티의 아지트 역할을 했을 때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기술 도입 넘어 교육 본질 회복 지향”

●김진옥 광주교대 교수=에듀테크는 수업 혁신의 핵심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보조적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 특히 2030교실에서 에듀테크를 도입하고 활용할 때는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미래교실에서 디지털 기기는 도구일 뿐이다.

2030교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학습자 중심의 환경과 교육 본질의 회복을 지향해야 한다.

앞으로 도입될 2030교실은 학습자가 깊이 집중할 수 있는 공간, 학습자들 간에 협력할 수 있는 환경, 자신의 성장을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을 조화롭게 갖춰 교실 수업의 대전환을 이끌어 가길 기대한다.


“수업 중심 공간 2030교실 조성”

●김보경 전남도교육청 장학관=전남의 교실 조성사업은 2030교실을 기점으로 환경 구축 중심에서 수업 중심 공간으로 변모하고자 한다.

2030교실에서 작은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운영 및 1교시 n교사 활용 수업 등이 이뤄질 때 교육력은 높아질 것이고, 지역의 활력을 되살릴 수 있다. 2030교실은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인 동시에 수업 연구의 장이기 때문에 수업 나눔과 수업 연구 문화의 정착이라는 선순환을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2030교실에서 학생 주도성 키움 수업과 전남이 직면한 2030년 교육상황을 대비한 수업을 통해 전남 수업 대전환을 촉진하고, 이러한 수업혁신 사례가 차곡차곡 모인다면 전남 교육이 K-에듀 시대의 주류가 될 것이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 적재적소 활용을”
●정나라 나주이화유치원 교사=미래형 유치원은 첨단 디지털 기기로 가득 채운 교실이 아니라 유아·놀이 중심 교육과정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유아들의 놀이와 활동이 더욱 풍부해지도록 교사가 적재적소에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이다.

미래교실의 수업 변화를 위해 가장 노력했던 부분은 교사의 디지털 역량 기르기다. 교사가 디지털 환경 및 수업용 기기 사용 방법을 배우며 디지털 역량을 기른다면 유아의 놀이에 적절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전남교육이 추구하는 2030교실은 유아들의 좋은 삶과 성장을 지원하는 미래지향적 교육 환경을 기반으로 한 유아·놀이 중심의 질 높은 수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교사 업무 경감 등 수업 집중 환경 구축”
●이지윤 웅천초 교사=미래교실은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프로젝트 수업, 토의·토론 수업, 질문 중심 수업, 개념 기반 탐구 수업 등 학생 참여 중심 수업으로 운영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실 환경보다도 교사의 역할 변화, 즉 티칭에서 코칭으로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2030교실 수업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학생 주도 수업을 위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 운영, 교과연구회 연계 2030연구회 운영 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의 업무 경감과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구축, 교사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인사제도나 인센티브도 마련돼야 한다.


“전남교육 위기 극복 미래교실로 전환”
●강지숙 매성중 교사=전남 학령 인구는 두드러지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소규모 학교가 전체 학교의 47.7%에 달한다. 전남교육이 당면한 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업 대전환이 요구된다.

2030교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과 같은 미래지향적 학습 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세계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 함양 및 실천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교실 환경적 혁신과 더불어 교사들의 교육과정 설계 역량, 학습자 개인별 맞춤형 코칭 역량, 디지털 활용 역량을 신장시켜 교사가 주도성을 갖춘 진정한 교육의 주인이 되고 학생들이 학습과 삶의 주도성을 갖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교육 운영 매뉴얼·수업 연구 지원”

●강대혁 순천미래과학고 교사=미래교육의 수업 혁신을 위해 교사의 자율성과 학교·교육청의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교육을 위해 ‘2030수업 연구회’와 같은 학습 공동체를 조직하고 활성화해 교사들이 서로 경험을 나누고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래교육으로의 수업 혁신을 시작하는 교사들에게 운영 매뉴얼을 제공하거나 지속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미래교육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2030교실은 교사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수업 지원 플랫폼을 마련해 교사들의 수업 준비와 연구활동 지원으로 학생들의 학습 성향을 분석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와 흥미를 끌어올려야 한다.


“교사·학생·학부모 ‘미래’ 함께 만들어야”
●이희진 전남학부모회연합회 회장=지역사회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교실의 역할도 변해야 한다. 기존의 지식 전달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2030교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교사들의 행정업무, 절차 간소화 등이 뒤따라야 한다.

2030교실이 자칫 첨단 디지털 기술의 집약체로만 보이는 것을 피해야 한다. 수업을 항상 먼저 고려함으로써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교사들의 꾸준한 수업 연구를 위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며 디지털 접근성으로 인한 교육격차를 예방해야 한다.

2030교실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교육 공동체 모두가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육 환경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정리=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