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한 저축은행에서 이뤄진 138억대 불법 대출의 대가로 전직 은행장 등이 사적 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재판에서 ‘수사 확대’를 예고했던 검찰이 실제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같은 청 소속 수사관 A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현재 광주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광주 모 저축은행 ‘불법 대출’과 관련해 A 수사관이 해당 저축은행 측에 편의를 제공한 단서를 포착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대출 재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저축은행장 B씨와 배임, 알선수재, 증재 혐의 등을 각각 받는 같은 은행 관계자 C씨, ‘브로커’ D씨, E씨 등에 대한 것이다.

B씨와 C씨는 지난 2021년-2022년 사이 한 업체에 대해 70억원의 대출을 해줬는데, 이 과정에서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외에도 B씨는 여러 업체에게 해 준 대출(총 138억원)의 대가로 건마다 수천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가 적용됐다.

D씨와 E씨는 각각 B씨에게 대출 사례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교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씨의 경우 대출 알선 명목으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앞서 열린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혐의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 부인했다.

이 재판 중 검찰은 피고인 일부에 대해 “추가 조사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이 A 수사관에 대해 강제 수사에 나선 것이 이와 관련된 행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검찰은 A 수사관 외에도 조직 내 또 다른 연루자를 상대로 감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지난달 14일 광주지역 한 변호사 F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F씨는 B씨가 속한 저축은행의 불법 대출에 대한 수사 명목으로 금품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당초 F씨에 대한 첫 재판은 이날로 예정됐으나, 피고인 측의 연기 요청으로 오는 28일 열리게 됐다.

현재까지 검찰의 수사가 이렇게 세 갈래로 압축되면서 지난해 검·경 등 수사 기관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줬던 ‘사건 브로커’ 사건과 매우 흡사한 양상을 보여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압수수색 종료 등에 대해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수사 확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