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과괘 구사의 효사는 ‘무구, 불과 우지, 왕려필계, 물용영정’(无咎, 弗過 遇之, 往厲必戒, 勿用永貞)이다. 즉, ‘허물이 없다. 지나치지 않고 만난다. 나아가면 위태하니 필히 경계해야 한다. 쓰지 말고 오랫동안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사효는 음위에 양효로 위가 바르지 않고 양강하여 문제를 일으키는 소인배다. 다행히 음위에 있는 양효이기 때문에 양강으로 인한 문제를 완화시켜 재앙을 불러오지는 않는다. 즉 재앙을 면할 수 있어 무구(无咎)라 했다. 그러나 지나치지 않고 만난다(不過遇之)고 했는데 만나는 자가 누구일까. 초구하고는 응효이고 육오와는 친비한 효이다.

그러나 누구를 만나든 소과괘는 높이 날고자 나아가면 위태로움을 초래하니(往厲), 필히 경계하고 신중해야 한다(必戒). 그래서 초구 또는 육오를 이용하여 허튼 행동을 삼가고(勿用) 오랫동안 바르게 함이 필요하다(永貞)라고 말하고 있다.

상전에서는 ‘과하지 않게 알맞게 하는 것은 위치가 마땅하지 않음이다. 나아가면 위험하니 경계해야 한다는 것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 ‘불과우지 위부당야 왕려필계 종불가장야’(弗過遇之 位不當也 往厲必戒 終不可長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몸과 마음이 합치되지 않는 시기로 어떤 일을 함에 다른 사람에게 갈등을 주기도 하지만, 활발한 기운으로 어려움을 이겨낸다.

구사는 구삼과 같이 중실(中實)의 양효이고 상의(象意)도 닮았지만 양위에 있는 양효는 아니어서 과강(過剛)함으로 인한 상해(傷害)를 일으킬 염려는 없다. 즉, 위치가 바르지 않으면 허물이 있지만 구사의 경우는 위치가 부정(不正)인 것이 오히려 허물을 없앨 수 있다. 구사는 음위에 양효이니까 소과의 지나친 데는 없고 오히려 지나친 것을 만나면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가서 적극적으로 응효인 초육과 상응하면 나쁜 재난을 받을 수 있으니 이를 크게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아무리 경계해도 그 경계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것은 어려우니 언제까지라도 이 위치에 멈추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점사에서 구사를 만나면, 구삼은 손위에 있는 세력이 강한 상육이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구사는 아직 세력이 약한 손아래 초육이 대상이므로 자신이 겪는 상해의 정도는 조금 가볍지만 마찬가지로 피해가 밖에서 밀려오기 쉬우므로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구사는 육오와 친비하고 초육과 정응해 만나는 대상이 육오일 수도 있고 초육일 수도 있으나 누구를 만나든 엄중한 경계가 필요하다. 효사에 ‘왕려’(往厲)라 했으니 뜻하지 않게 만나는 사람은 육오라고 생각된다. 또한, 좋지 않은 환경에 있으면서 자신이 책임지는 주인의 대리인이나 지배인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고충이 무겁고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어서 다른 데로 전환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운기, 운세는 남을 위한 대리인의 위치에서 신용을 잃거나 재산을 잃는 일이 있다. 사업 등은 손아랫사람(初六)을 믿거나 협력을 요구하면 역으로 배신당하고 장래 비전이 없다. 소망 등 바람은 이루기 어렵고 억지로 바라면 파멸한다. 교섭, 담판, 거래는 보류해야 하고 스스로 육오나 초육의 도움이 없이 나아가 독력(獨力)으로 방책을 실천하지 않으면 반드시 상대의 함정에 빠진다. 이전은 적당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좋고 물가는 내린다.

혼인은 중간자의 꾀임에 빠져 실패하고 잉태는 낳기 어렵다. 병은 식독(食毒), 장내에 종기로 중태가 될 수 있으니 충분한 치료가 필요하다. 기다리는 것은 도간(倒艮)으로 늦어지나 좋지 않은 소식이 있고 가출인은 문 밖으로 나갔으나 돌아오고 싶어하며, 분실물은 물건 밑 어딘가에 깊이 숨어있어 찾기 힘들다. 날씨는 흐리고 꾸물거린다.

‘모인의 운기, 운세 여하’에서 ‘소과괘 구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소과괘는 두 사람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 사람(하괘)은 제자리에 멈춰있고 다른 한 사람(상괘)은 활발히 움직이고 있어 서로 간에 마음의 합치가 안되고 있다. 구사를 얻어 자신의 기재(奇才)를 발휘하여 일시적으로 성공했으나, 그로 인해 상대를 업신여기고 갈등과 원망을 산 결과로 흉화(凶禍)가 가까이 와 있는 때이므로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인이 ‘성업(盛業) 중인 다방의 양수(讓受) 길흉 여하’를 육변서로 입서해 초효부터 곤․이․진․건․손․이(坤․離․震․乾․巽․離)를 만나 ‘소과지명이(初四動)’를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소과는 조금 지나치다고 했으나 가격이 조금 높다. 대감(大坎)의 상이니 고향으로 귀향하기 위해서 양도한다는 것은 표면상의 이유에 불가하고 다른 걱정거리로 인한 어려움이 있는데 그것은 소과의 이괘(裏卦)가 중부로 정사(情事)로 인한 근심일 것이다. 지괘가 명이로 명이는 밝음(明)이 파괴됐으니 흉이라고 보지만, 이 경우는 야간에 영업을 주로 하는 다방업에서는 오히려 좋은 의미가 있다.

양도인은 소과의 외괘가 도간(倒艮)으로 거절의 의사를 나타내고 있지만 재물과 욕심의 곤(坤)으로 변했으니 양도의 의사가 있고, 양수인은 내괘 간(艮)의 집이나 변괘가 이화로 몸에 불을 질러 밝음, 문서가 되니 양수받는 데는 문제가 없으며, 야간영업을 주로 하는 다방업 등에는 오히려 좋은 의미가 된다. 그 후 양도를 받아 영업 실적은 좋았고 후일에 양도인의 내연녀가 임신하게 돼 가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양도하게 됐음을 알게 되었다. ‘가등대약(加藤大岳) 점예 要約’.

이는 소과괘의 상이 곤지가 가운데 중실(中實)을 쌓은 포괘(包卦)로 배가 부른 임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소과괘 육오의 효사는 ‘밀운불우 자아서교, 공익취피재혈’(密雲不雨 自我西郊, 公弋取彼在穴) 즉,‘짙은 구름이 잔뜩 끼었으나 비는 내리지 않는다. 구름이 서쪽에서 일어난 것이다. 공이 활을 쏴서 동굴 속에 숨이 있는 것을 잡는다.’는 뜻이다.

오효는 양위에 음효로 음유부재의 연약한 군주의 상이나 중용의 덕이 있다. 음이 많고 양이 부족하여 밀운(密雲)으로 가득차 비는 오지 않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公), 즉 육오가 피(彼)의 대상으로 양의 구사와 구삼, 또는 현신인 육이를 취해 등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중 육이는 산 가운데 구멍의 상이고 중허(中虛)가 구멍이니 구멍에 있는 것이 육이가 돼 육이를 취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으나, 육이는 육오와 같은 음효로 정응하지 않고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음과 음이 만난들 음양의 교구(交媾)가 이뤄지지 않으니 밀운불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육오는 구사와 구삼의 양강(陽剛)한 신하들의 조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彼)의 대상은 바로 구사와 구삼이다.

상전에서는 ‘짙은 구름이 잔뜩 끼었으나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높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해 ‘밀운불우 이상야’(密雲不雨 已上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답답한 상태가 계속 전개되다가 간신히 해소되고 해방구가 온다. 한때는 어려움이 있어도 무엇인가를 획득한다.

소축에서 밀운불우는 양이 음을 싸고 음양이 서로 화합하지 못해 밀운(密雲)을 만들면서 비가 내리지 못했지만, 소과에서는 뇌기(雷氣)가 산상(山上)에 있어서 너무 높고 음이 지나쳐 양과의 조화가 결여되기 때문에 비를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즉, 육오는 군위(君位)에 있으면서도 음유(陰柔)이기 때문에 그 덕이 기름진 고택(膏澤)이 있어도 백성을 윤택하게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육오가 양강의 실력을 갖춘 구사나 구삼과 교구하기 위하여 이들을 화살의 실을 당겨 새를 잡듯이, 찾아서 등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육오를 얻으면, 주재자(主宰者)의 지위에 있으면서 결단할 능력이 없고 재능이 모자라서 구삼, 구사와 같은 인재, 식덕(食德)이 있는 인사를 등용해 쓰지 않으면 안되는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름만 빽빽하고 비가 오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 것은 통하지 않아 늦어지고 지체돼 고생한다.

운기, 운세와 사업, 소망 등은 높은 위치에 있으나 신망(信望)이 없고 재능이 없으며 때가 맞지 않아 혼자 힘으로는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능력있는 협력자(九三, 九四)를 찾아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교섭, 담판, 거래 등은 큰 기대를 갖고 있으나 해결이 눈 앞에서 성사될 듯해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전은 이전할 곳을 찾기 어렵다. 물가는 고가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는다.

혼인은 성사될 듯하면서 이뤄지지 않고 좋은 인연은 뜻밖에 밑에서 나타날 수 있다. 잉태는 예정일보다 늦고 다소의 어려움이 있으며 태어날 듯 하면서도 태어나지 않는다(密雲不雨之象). 기다리는 것이나 가출인은 올 듯하면서도 오지 않고 분실물은 좀처럼 찾기 힘들다. 날씨는 비가 올 듯 말 듯하다.

‘운기, 운세 여하’의 ‘실점예’에서 육오를 얻고 점고하기를 “소과괘는 크게 보아 대감(大坎)의 상으로 운이 좋지 않고 마음에 갈등이 생긴다. 내괘는 멈춰있고 외괘는 움직이니 일을 하기도 하고 멈춰있기도 한다. 오효를 얻어 ‘밀운불우’라 했으니 바라는 것이 생각처럼 되지 않고 답답하며 고민스럽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아랫사람을 취해 조력을 받으면 해결된다고 해 ‘공익취피재혈’이라 했다”고 말했다.

소과괘 상육의 효사는 ‘불우 과지, 비조이지 흉, 시위재생’(弗遇 過之, 飛鳥離之 凶, 是謂災眚)이다. 즉, ‘만나지 못하고 지나쳐 극에 이른다. 날으는 새가 그물에 걸려 흉하다. 이를 재앙이라 한다’는 뜻이다.

상효는 음위에 음효의 음유한 소인으로 능력이 없으면서 지나치게 높은 자리에 안주해 구삼의 응효를 만나 내려오지 않고(不遇) 음들의 기세를 타고 오르려고만 해 그물에 걸려 천재, 인재의 흉을 초래하고 만다. 구삼 또한 상육을 소인으로 깔보아 복종하지 않으니 서로 만날 일이 없다(弗遇 過之)

상전에서는 ‘만나지도 못하고 지나침이 극에 이르렀다는 것은 지나침이 이미 높은 것’이라고 해 ‘불우과지 이항야’(弗遇過之 已亢也)라고 말한다. 이때는 헛된 일을 추진하여 재앙을 당한다. 구사에서는 ‘불과 우지’(弗過 遇之)라고 말했지만 상육에서는 그 반대로 ‘불우 과지’(弗遇 過之)라고 했다.

상육이 만나고자 하는 것은 응효인 구삼이지만 구삼은 오히려 재앙이 미치는 것을 두려워해 이를 방지하고자 상육을 만나지 않는다. 이로써 상육은 소(小)가 지나친 괘의 극한 데에 있어 드디어 지나침이 목까지 올라와 교만하여 날아가, 마침내 새가 그물에 걸리는(飛鳥離之) 흉을 초래하니 결국 재앙을 당하고 만다.

점사에 서죽을 들어 상육을 만나면, 실력도 없는데 자기 혼자 높이 날아간다고 생각하여 교만에 빠져 망령된 행동을 하고 재난을 초래한다.

새가 제멋대로 날아다니다가 그물에 걸린다는 것이니 분수에 맞게 행동하고 신중해야 한다. 교만하면 남의 모략에 빠진다. 교섭, 담판, 거래, 바라는 바 등은 망동해 댓가를 치루고 교만해 위난(危難)을 당하며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본다.

이전은 희망이 높아 불가하다. 물가는 가짜로 등귀(騰貴)하거나 책모(策謀)에 의한 것이다. 혼인은 성사 불가하고 부인은 유혹에 빠진다. 잉태는 장애가 있어 사전에 의사의 조력이 필요하다. 병은 신경쇠약, 정신병 등으로 중태의 우려가 있다.

기다리는 일은 좋지 않은 소식이 있고 가출인은 사기 등에 걸려들어 경찰서나 병원에 들어가 있다. 분실물은 찾는 수고만 있고 나타나지 않는다. 날씨는 큰 비가 그치고 맑아진다. 가뭄이면 곧 비가 온다.

‘모인의 운기 운세 여하’의 ‘실점예’에서 상육을 얻고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소과괘는 이․오효의 중정(中正)의 효가 음효로 큰 일을 할 수는 없고, 대감(大坎)의 상이 돼 어려움이 많은 때이다. 지금 상육의 시기에 새가 너무 높이 날아 그물망(災殃)에 걸려 둥지로 돌아갈 수가 없을 수 있으니 근신(謹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