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더운 2024년의 여름이다. 열대야가 최장기간 지속됐고, 장마철 습도가 높아져 고온다습한 날씨가 더 심해졌다. 덥고 습한 환경은 미생물이나 균이 번식하기 좋은 상태인데 이 때 음식 관리를 잘 못하면 음식물이 쉽게 상할 수 있다. 식중독(食中毒·Food poisoning)은 음식물을 섭취해 미생물 감염 또는 독소 중독으로 발생한 소화기계 질병이다. 식중독은 복통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패혈증처럼 중증까지 발전될 수 있어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균은 살모넬라균, 장염 비브리오균, 황색 포도상구균 등이 있다. 살모넬라균과 장염 비브리오균은 세균성 감염형 식중독에 해당하며 음식물과 함께 섭취한 세균이 자라나야하므로 발병시간이 꽤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살모넬라균은 전체 식중독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여름철에 가장 흔한 식중독 원인균이며 오염된 육류, 달걀, 유제품 등에서 잘 번식한다. 살모넬라균은 주로 6-9월에 많이 발생하며 저온, 냉동,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때문에 음식물을 가열해야 세균을 사멸시킬 수 있다.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 사는 균으로 여름철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며 증식을 시작한다. 어패류에 잘 번식하며 살모넬라균처럼 가열해야 세포의 증식을 저지할 수 있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세균성 독소형 식중독으로 세균이 생성한 독소를 섭취한 상태라 발병시간이 짧은 편이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단백질, 수분이 많이 함유된 육류나 유제품에서 잘 번식한다. 황색 포도상구균은 열에 매우 강해 음식물을 끓이거나 익혀도 독소가 잘 파괴되지 않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식중독의 증상은 오한, 발열, 소화불량,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계 장애가 나타나는데 병의 양상이 다양한 편이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 증상이 지속된다. 식중독 증상이 심각한데 방치하면 식중독균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져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면역력이 약한 소아, 노인, 임산부, 만성 질환자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식중독은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딱 세가지만 지키면 되는데 손 씻기, 익혀먹기, 음식물관리다. 항상 움직이는 두 손에도 수많은 세균들이 도사리고 있다. 음식물을 다루기 전에 먼저 손을 씻으며 취사 할 때에도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익히지 않은 날 것 상태의 음식물을 피하고 반드시 가열해 익혀먹는 것이 중요하다.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은 각각 섭씨 75도, 80도에서 사멸하기 때문에 물이 끓는 섭씨 100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물이 잘 상하므로 냉장보관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변질 의심이 있는 음식은 가열을 해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어 아깝다는 생각을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한방양방 협진진료를 시범사업 중인 한방병원에서는 식중독 치료에 침, 뜸, 한약, 주사치료를 사용하고 있다. 소화기 통증 억제와 내장기능 정상화에는 침구치료가 효과적이다. 구토와 설사가 멎지 않을 때에는 몸안의 독소와 열독을 제거해주는 청열해독약인 황련, 백두옹등의 한약재로 한약을 조제 및 처방한다. 또한 구토와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체내의 수분을 직접 공급해주는 주사치료도 고려해볼 수 있다.

보양식을 많이 찾는 무더운 여름이지만 보양식도 안전하게 섭취해 식중독을 예방하도록 주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