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한풀 꺾이고 어느덧 가을로 절기가 바뀌고 있다. 매년 10월 열리는 광주의 대표적 축제인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충장축제가 올해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을 찾아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2004년 처음으로 시작된 충장축제는 규모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전국의 수많은 축제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광주 충장로와 금남로에서 시작된 축제는 점차 동구 일원으로 확대되면서 작년에는 주최 추산 약 119만 명이 방문하는 성황을 이뤘다.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에 대해 대내외 평가도 높다. 10년 이상 된 전국 우수축제 중 20개를 엄선해 지정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명예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됐다. 지난 7월에는 세계축제협회 주관 ‘2024 피나클 어워드·아시아 컨퍼런스’에서 올해의 ‘아시아 축제 도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전국적으로 1천여개의 지역 축제가 운영되고 있다고 하는데, 충장축제가 다른 지역축제들과 차별화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는 3가지를 들고 싶다.

첫째는 ‘광주다움’이다. 충장축제는 광주라는 도시 자체가 무대가 되고 킬러 콘텐츠로 되는 축제이다. 광주 충장로와 금남로 뿐만 아니라 5·18민주광장, 아시아문화전당, 우체국 사거리, K-pop 스타 거리, 궁동 예술의 거리, 광주극장 일대도 모두 축제의 일부라 할 것이다. 방문자들은 축제 프로그램 뿐 아니라, 충장로의 맛집과 인근 명소를 즐길 수 있다. 전통문화 공연,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 다양한 먹거리 축제가 어우러져 광주의 풍성한 문화 콘텐츠 자산을 만들어 간다. 축제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추억의 거리’의 경우 1960-70년대 광주의 모습을 재현해 광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되새기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는 특정 기관·지자체 주도가 아닌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것이다.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각종 퍼레이드, 공연, 전시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축제를 더욱 빛내고 있다. 이러한 참여형 행사를 통해 지역 사회의 결속력이 더욱 강화되며, 광주만의 특별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 선순환을 이룬다. 축제 프로그램의 하나인 ‘길 위의 스케치북’의 경우, 청년예술가과 시민들이 함께 하는 참여형 아트워크로 큰 인기가 예상된다. 예술가들이 거리에 그려놓은 밑그림을 바탕으로 축제 방문객들이 분필로 색칠을 하여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충장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 중 하나인 ‘충장 파이어아트 퍼레이드’도 국내외의 다양한 초청팀과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팀들 뿐만 아니라, 광주 동구 13개 동의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를 만들어 왔다.

셋째, ‘글로벌’한 확장력이다. 국경을 초월하는 전 세계인과 함께하는 축제로 거듭나고자 프로그램 기획에 노력해 온 결과 ‘광주 버스킹 월드컵’과 같이 국제 행사를 함께 운영하게 됐고 축제의 주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이와같이 충장축제는 지역 축제를 넘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는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매년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충장축제가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문화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충장축제는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주 시민의 자부심을 세계로 널리 알리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충장축제 역시 개막 및 폐막 기념식, 열정의 댄스 나이트, 추억의 밀가루 놀이,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준비됐다. 특히 조선대학교와의 협업으로 맞춤형 교육과정을 수강한 학생들이 직접 축제 프로그램 기획·운영에 참여해 청년들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함께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충장축제가 우리 지역 사회를 더욱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게 만들고, 광주가 아시아의 문화중심지로 우뚝 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