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운 농사는 무엇보다 땅이 살아 있는 농법으로 인건비도 줄일 수 있는 경제적 방법입니다. 많은 농가가 이 같은 방법을 실천해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순천시 동너리길에서 선유유기농영농조합을 운영하는 김태현(60)명인.

김 명인은 이곳에서 지난 2000년부터 채소 농사를 시작해 2007년 유기농 농가 인증을 획득했다.

20년 넘게 무경운 농법을 이용해 채소류를 생산·관리하고 있다.

현재는 9천917.35㎡(3천평) 정도의 시설 하우스에서 토마토, 양파, 양배추, 고추, 감자 등 13개 품목을 재배하고 있으며 주력 상품은 오이, 애호박, 대추 토마토다.

무경운 농법은 농사를 시작할 때 트랙터 이용 없이 땅을 뒤집지 않고 바로 농사를 짓는 방법을 말한다.

무경운 농법의 장점은 침식방지, 유기체의 자연 서식지 유지, 비용 절감, 토양수분 증가 등 많은 효과가 있다.

또한 판매하기 위한 일정 수준의 수확물을 제외한 나머지 생산물과 부산물을 모두 거름으로 사용해 선순환이 계속된다.

효과와 관리가 수월한 면은 있지만,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토양의 영양분 보충을 위해 남는 시간 대부분은 쑥, 미나리 등을 사용한 천혜녹즙, 당귀와 감초 등을 사용한 한방영양제를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낸다.

이 같은 친환경 농법을 지속 유지해 온 결과 지난 2011년에는 시설 채소재배기술의 독창성을 인정받아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12호로 지정됐다.

오이는 95%가 수분으로 구성돼 여름철 특히 풍부한 수분과 칼륨이 갈증 해소를 돕고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며 비타민 C가 함유돼 있어 피부 건강과 피로 회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건강한 오이를 10동의 시설 하우스에서 로테이션으로 재배해 한 동당 한해 3-4개의 작물을 돌아가며 길러 1년 내내 채소류 재배가 가능하다.

연중 계속해 재배가 가능한 작물들이지만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당시는 친환경에 대한 인식이나 판로 매장이 적어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인력문제, 유통판매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고민을 이어온 김 명인은 스스로 판촉에 대한 힘든 시기를 이겨내 현재는 농장생산량 대부분을 순천로컬푸드와 전남도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다.

순천로컬푸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 생산자, 소비자, 시민단체 등이 주주로 참여하는 시민 주도형 민관 협력 법인이다.

또한, 로컬푸드는 유통과정을 2단계로 축소해 순천 소비자에게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중간 유통과정을 직매장으로 통합해,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감소시켜 생산자에게는 소득을, 소비자는 안전하고 신선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그의 앞으로 계획은 많은 농가와 무경운 농법을 함께해 유기농 농가도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김태현 명인은 “올해 장마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작물 생산이 줄어들고 있다”며 “이와 함께 인건비도 상승해 농사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경운 농법은 자연을 살리고 농촌 인력난과 같은 어려운 환경을 이겨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며 “혼자보다는 많은 유기농 농가가 함께 할 때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앞으로도 유기농 농업을 배우길 희망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기술도 전수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농업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