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을 넘어 모든 농작물을 유기농 농법으로 키울 수 있도록 많은 농업인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싶습니다.”

곡성군 옥과면 곡순로에서 광록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옥신(70) 명인.

이 명인은 이곳에서 지난 1996년 포도 친환경 농업을 시작했다.

친환경 포도를 재배했던 2000년대 초에 외지인들이 곡성에 들어와 인삼을 재배하는 것을 보고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인삼에는 13종 이상의 사포닌 혼합물인 진세노사이드가 함유돼 있고 아미노산, 펩타이드, 비타민 A·B1·B2·C, 포도당 등이 있어 면역력 강화, 피로회복,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건강에 좋은 인삼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하면 소비자들이 무조건 찾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그는 친환경 인삼에 도전했다.

그래서 2005년 생각해 낸 방식은 차광막 없이 포도나무 그늘에서 인삼을 키워 보기로 생각했고 그 방법이 적중해 세계 최초로 포도 밭 아래서 인삼 재배에 성공했다.

현재는 인삼만 하우스에서 따로 재배하며 토마토, 멜론, 벼 등 여러가지 작물도 유기농으로 키우고 있다.

이 같은 친환경 농법을 지속 유지해 온 결과 지난 2011년에는 인삼, 포도, 토마토, 멜론에 대한 유기농 성과를 인정 받아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9호로 지정됐다.

인삼과 더불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멜론

특히 인삼의 경우는 한번 재배한 밭에서는 연작장해로 인해 다시 재배하기 어려워 땅을 갈아 엎고 발효퇴비를 충분히 넣은 뒤 태양열 소독을 마쳐야 연작재배가 가능하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또 다시 재배가 가능 하게 만드는 것은 명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토양과 유기질 비료 덕분이다.

모든 작물들은 산소·수분을 충분히 공급 받아야 해 토양 물리성의 3대 원칙이 배수력, 보수력, 통기성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1980년대 친환경 미생물농법을 배우러 일본까지 왕래했던 그는 누구보다 퇴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지난 2016년 사비를 들여 발효 퇴비 제조 시설도 만들었다.

발효 퇴비는 만드는 데만 5-6개월이 걸리며 뒤집기와 쌓기를 반복하는 작업을 5번 하는데, 그때마다 온도와 습도 모두 적정하게 맞춰야 하고 퇴비뿐 아니라 원료들이 썩지 않도록 산소 공급이 중요해 개방형으로 퇴비장을 지었다.

이렇게 만든 완전발효퇴비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시중 제품에 비해 2배 정도 비싸지만 좋은 퇴비의 효과를 알고 있는 농민들의 주문이 쇄도해 현재는 퇴비를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달은 대기해야 한다.

친환경 퇴비 이외에도 작물별로 벼는 우렁이를 이용한 제초작업, 과수 등 원예작물을 재배할 때는 제초매트와 손수 풀 뽑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유기질 비료와 토양에 대한 중요성을 계속해 알리기 위해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수년째 진행해 오고 있다.

이 명인의 앞으로의 계획은 많은 농업인들에게 제대로 된 토양학을 알려 모든 농산물의 유기농 재배를 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옥신 명인은 “현재 교육장에 수업 받는 농업인들이 품종이 다양해 잘 가르치기 위해 10종의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키우고 있다”며 “다양한 농산물을 유기농으로 키워본 결과 토양과 유기질 비료의 중요성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을 짓을 때처럼 농업에도 비료설계와 시비처방이 가장 중요한데 많은 농민들이 놓치고 있어 안타깝고 오래전 농경사회때부터 재배해 오던 방식에는 농약이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대로 된 토양·유기질 비료를 통해 유기농 농산물이 다품종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