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7월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인구는 1천만62명으로 전체 5천126만9천12명의 19.51%를 차지했다. 65살 인구는 2013년 1월 600만8천757명(11.79%)으로 600만 명을 넘어선 후 10년 만에 400만 명이 늘었다. 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년기에 진입하기 시작하면서 고령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때문이다.

2024년은 1차 베이비부머의 맏형 격인 1955년생이 60대 후반에 접어들고, 막내 격인 1963년생이 만 60세에 도달해 모든 베이비부머가 60대가 됐다. 뿐만 아니라, 2차 베이비 붐 세대인 1968년-1974년에 때어난 세대가 50대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1차 베이비부머는 약 700만 명(14%), 2차 베이부머는 630만 명(12%)으로, 베이비부머 전체는 1천330만 명으로 26%를 차지한다. 이처럼 대규모 인구 집단이 차례로 노년기에 진입했거나 진입을 앞둔 상황은 우리 사회가 처음 맞는 역사적 사건이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 중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448만9천828명(17.24%), 비수도권 인구는 551만234명(21.84%)이다. 이중 1차 베이비부머의 47%, 2차 베이비부머 50%가 수도권에 거주한다. 1970년대 이후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지방의 인구소멸로 이어진 그 중심에 베이비부머의 이촌향도, 수도권 유입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방의 베이비부머들은 더 나은 교육,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향했고, 노년에 접어든 그들은 거기에 정착해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래서 과도한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을 완화하고, 서울의 주택난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마강래, 2020)는 주장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그러나 지난 50년 동안 서울을 향했던 베이비부머의 귀향 귀촌은 미미하고 지방의 유입정책도 효과가 크지 않다. 여기에서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베이비부머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다. 베이비부머들도 부모님과 친구들을 찾아 고향의 추억과 기억 속으로 돌아오고 싶다. 그러나 이미 서울을 떠날 수 없다. 서울을 떠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이다. 노인빈곤율 세계 1위이고, 노년층의 70%가 일에 매어 있는 힘든 현실에서 서울에서의 벌이를 접고 지방에서 일거리를 찾아 돌아가기는 어렵다.

그리고 오랜 서울살이로 일상생활의 관계망이 고향보다 더 촘촘하고 편리하게 짜여져 이를 정리하고 나서기도 곤란하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은 벌써 서울 아이들이고, 치열한 생업 전선에서 손주들의 육아에도 손을 보태야 한다. 고향 친구보다 익숙한 직장 동료들, 낯익은 이웃들과의 잦은 만남, 가까운 병원과 질 높은 편의시설도 마음을 접게 한다. 벌써 부모님은 돌아가시고 친구들도 떠난 고향 마을과 옛집은 터만 남아있고, 몇몇 어르신들이 헛헛하게 마을을 지킬 뿐이다.

다시 한 달 뒤 추석이면 귀성객들이 고속도로를 메우고, 마을은 완연 활기가 넘칠 것이다. 마을은 지금의 마을 사람만으로 지키고 살릴 수 없다. 베이비부머들의 추억과 귀소본능을 고향이라는 공간만이 아니라, 심리적 유대와 관계를 되살려 느슨하게 연결하고 유인하는 지역확장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관계인구’, ‘생활인구’를 세대별 지역맞춤형으로 더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다듬어 확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