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주 경제’…어음부도율, 전국 평균 30배 육박
10월 기준 6.47% 기록 역대 4번째 최고치
中企대출 전년比 5%↑…연체율 0.22%p↑
광주지법 법인 파산 올해 34건 26% 증가
2023. 12. 06(수) 20:37 가+가-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역대급 불황으로 인해 빌린 돈을 못갚는 광주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지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위기 징후는 치솟은 어음부도율을 비롯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과 법인 파산 증가 등 각종 지표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

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지역별 어음부도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광주 어음부도율은 앞선 9월 4.66%보다 1.81%p 증가한 6.47%로 전국 최고치를 찍었다. 광주 어음부도율은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어음부도율(0.22%)의 29.4배에 달했다. 광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의 어음부도율은 0.0-1.77%로 안정세를 보였다.

어음부도율은 시중 자금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간접지표로 활용된다. 어음교환소를 통해 교환된 각종 어음 및 수표 중 부도 처리된 금액의 비율을 나타낸다.

10월 광주 어음부도율은 관련 자료 작성이 시작된 1997년 이후 2018년 9월(7.57%), 2019년 6월(7.25%), 2011년 4월(6.7%)에 이어 역대 4번째로 높았다.

과거 사례의 경우 지급기일 이전 실수로 약속어음을 은행에 지급제시하거나, 부도 처리된 업체가 어음을 유통시키는 등의 기형적 ‘특이부도’ 사례였던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어음부도율이 사실상 ‘역대 최대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치솟은 어음부도율은 9월 대유위니아 계열사의 잇따른 기업회생절차에 따른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당시 광주지역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는 1차 협력업체만 133개사, 436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협력 대금 변제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 업체들은 정부의 긴급 지원으로 당장은 버틴다 해도 공장이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내년 연쇄 부도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역 경제 위기 징후는 다른 경제 지표에서도 발현되고 있다.

빚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도 급증세다. 9월 예금은행의 광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7조5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의 25조7천469억원보다 1조3천41억원(5.0%)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9월(18조9천885억원)에 비해 무려 42.4%나 치솟았다.

이처럼 부채는 늘었지만 갚을 여력은 오히려 퇴보했다. 고금리로 인한 채무부담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연 5.33%였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5.35%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말 연 2.89%에서 지난해 말 연 5.76%까지 오른 뒤 5%선을 계속 웃돌고 있다.

9월 광주 국내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2%로 1년 전(0.40%)보다 0.22%p 증가했다.

이는 전국 평균 연체율(0.49%)보다 0.13%p 높은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0.73%), 서울(0.68%)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대기업까지 포함한 전체 기업대출 연체율은 광주가 0.61%로 대전(0.64%)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법인 파산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광주지방법원에 접수된 광주·전남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34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7건) 대비 25.9% 증가했다. 법인 파산은 대부분 중소법인이다. 이미 지난 한 해 동안의 법인 파산 신청건수(32건)를 넘어섰다. 2021년(29건)보다도 17.2% 늘었다.

이달 광주 중소기업 경기 전망도 코로나19 발생 직후를 제외하고 최저치를 찍었다. 중기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 조사 결과, 12월 광주 중소기업 업황 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72.8로 전월 대비 5.1p 하락했다. 2021년 1월(66.7) 이후 35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역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 속 경제 위기에 취약한 중소기업의 파산이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정부·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
양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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