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구 박사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515)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이


- 재생 준비중
2023. 08. 22(화) 19:35 가+가-
述懷(술회) - 지재당 강담운
如夢靑樓二十秋 催絃急管水爭流(여몽청루이십추 최현급관수쟁류)
詩人莫道嬋娟劍 割盡剛腸未割愁(시인막도선연검 할진강장미할수)
꿈같은 기생생활 이 십 여년 지나고
거문고 피리 불며 물처럼 흘러왔는데
말 마소 간장 다 끊어도 수심은 못 끊으리.
저마다 마음에 간직한 회포가 있다.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은 심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혼자만이 간직하고픈 술회도 있다. 가슴에 쌓인 아름다운 술회는 사랑과 기쁨이 넘치지만, 애통터지는 술회는 가슴앓이가 되어서 평생 한으로 남는 경우가 많아 병들어 눕는 경우가 많다. 꿈같은 기생 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왔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述懷)이라는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지재당(只在堂) 강담운(姜澹雲)으로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이다. 고종(高宗) 때 사람으로 차산(此山) 배문전(裵文典)의 소실이었으며 시뿐만 아니고 글씨에도 뛰어 났다고 한다. 첩으로 기구한 일생을 보냈으며. 지기의 생애(生涯)를 되돌아보며 한스러운 사연들을 글로써 많이 남겼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꿈같은 기생 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 왔소 //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이 / 쇠처럼 강한 간장 다 끊어도 수심만은 못 끊는 것을’이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내 속마음의 술회함’으로 번역된다. 나이가 들수록 가슴에 남아 있는 한(恨)을 다 삭히지 못한 모습도 보고, 이를 실토하는 이야기도 듣는다. 지나온 세월은 한과 눈물의 연속이었고, 앞으로 걸어야 할 발길은 천만리나 되는 것처럼 멀다. 그래서 시인은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이란 예리함으로 속 깊은 간장을 다 끊을 수는 있을지언정, 수심만은 못 끊을 것이라 했으리라.
시인의 회상과 회한은 적나라하게 자기를 펼쳐 보이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꿈같은 기생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왔다고 했다. 거문고와 피리라는 기생 생활에 이제는 지칠 대로 지친 역경의 행로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인다. 앞으로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를.
화자의 부르짖음은 온 세상의 시인들에게 긴 한 숨을 내쉬면서 간곡한 호소를 보내는 한 마디란 시낭을 닫고 만다. 시인이여! 더는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이 칼날이, 쇠처럼 강한 내 간장 다 끊을 수는 있어도 수심만은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타들어간 화자의 수심을 끊을 수 없다는 메시지 한 마디를 보내고 만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如夢: 꿈만 같은 靑樓: 기녀의 생활. 二十秋: 20여 년. 催絃: 거문고를 재촉하다. 急管: 피리를 급히 불다. 水爭流: 물이 다투어 흐르다. // 詩人: 시인. 莫道: 말하지 마소. 嬋娟劍: 곱고도 예쁜 칼. 割盡: 다 베다. 剛腸: 간장이 끊어지다. 未割愁: 수심을 못 끊는 것을.
如夢靑樓二十秋 催絃急管水爭流(여몽청루이십추 최현급관수쟁류)
詩人莫道嬋娟劍 割盡剛腸未割愁(시인막도선연검 할진강장미할수)
꿈같은 기생생활 이 십 여년 지나고
거문고 피리 불며 물처럼 흘러왔는데
말 마소 간장 다 끊어도 수심은 못 끊으리.
저마다 마음에 간직한 회포가 있다.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은 심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혼자만이 간직하고픈 술회도 있다. 가슴에 쌓인 아름다운 술회는 사랑과 기쁨이 넘치지만, 애통터지는 술회는 가슴앓이가 되어서 평생 한으로 남는 경우가 많아 병들어 눕는 경우가 많다. 꿈같은 기생 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왔다면서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述懷)이라는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지재당(只在堂) 강담운(姜澹雲)으로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이다. 고종(高宗) 때 사람으로 차산(此山) 배문전(裵文典)의 소실이었으며 시뿐만 아니고 글씨에도 뛰어 났다고 한다. 첩으로 기구한 일생을 보냈으며. 지기의 생애(生涯)를 되돌아보며 한스러운 사연들을 글로써 많이 남겼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꿈같은 기생 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 왔소 //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이 / 쇠처럼 강한 간장 다 끊어도 수심만은 못 끊는 것을’이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내 속마음의 술회함’으로 번역된다. 나이가 들수록 가슴에 남아 있는 한(恨)을 다 삭히지 못한 모습도 보고, 이를 실토하는 이야기도 듣는다. 지나온 세월은 한과 눈물의 연속이었고, 앞으로 걸어야 할 발길은 천만리나 되는 것처럼 멀다. 그래서 시인은 ‘시인이여!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칼’이란 예리함으로 속 깊은 간장을 다 끊을 수는 있을지언정, 수심만은 못 끊을 것이라 했으리라.
시인의 회상과 회한은 적나라하게 자기를 펼쳐 보이기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꿈같은 기생생활 이십 년이 지나면서, 거문고를 뜯고 피리를 불며 물처럼 흘러왔다고 했다. 거문고와 피리라는 기생 생활에 이제는 지칠 대로 지친 역경의 행로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인다. 앞으로는 어찌해야 할 것인가를.
화자의 부르짖음은 온 세상의 시인들에게 긴 한 숨을 내쉬면서 간곡한 호소를 보내는 한 마디란 시낭을 닫고 만다. 시인이여! 더는 말하지 마소, 곱고도 예쁜 이 칼날이, 쇠처럼 강한 내 간장 다 끊을 수는 있어도 수심만은 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타들어간 화자의 수심을 끊을 수 없다는 메시지 한 마디를 보내고 만다.
<시조시인·문학평론가(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如夢: 꿈만 같은 靑樓: 기녀의 생활. 二十秋: 20여 년. 催絃: 거문고를 재촉하다. 急管: 피리를 급히 불다. 水爭流: 물이 다투어 흐르다. // 詩人: 시인. 莫道: 말하지 마소. 嬋娟劍: 곱고도 예쁜 칼. 割盡: 다 베다. 剛腸: 간장이 끊어지다. 未割愁: 수심을 못 끊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