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희구 박사 漢詩 향기품은 번안시조(501)
대마도를 바라보며 영파당에서 진치겠다고 하네
2023. 05. 02(화) 19:29 가+가-
寧波堂(영파당) - 신곡 윤계
麗譙直壓龍王窟 列鎭平臨馬鳥雲(여초직압용왕굴 열진평임마조운)
最是龜船舊制度 居人猶說李將軍(최시구선구제도 거인유설이장군)
성문의 누각에 용을 내려 누르고
대마도 바라보며 진 치게 되었는데
그 중에 신기한지고 거북선 이야기.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의 위용은 대단했다. 일본의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거북선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은 미미했다. 지루한 7년 전쟁이 끝난 이후 이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순신 장군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거북선 위용을 칭송했다. 파도를 편안하게 하는 영파당에 대한 운자는 더욱 절절했을 것은 뻔해 보인다. 그 중에서도 ‘거북선만은 신기한지고, 지금까지 사람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고 읊었던 시 한 수를 번안해 본다.

‘대마도를 바라보며 영파당에서 진치겠다고 하네’(寧波堂)로 제목을 붙여 본 칠언절구다.

작가는 신곡(薪谷) 윤계(尹棨:1583-1636)로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1636년 겨울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근왕병을 모집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려다 청병에게 잡혀 끝까지 굴하지 않고 대항하다가 몸에 난도질을 당해 죽었던 인물로 알려진다. 뒤에 이조참판에 추증돼 정문이 세워졌다 한다.

위 한시 원문을 의역하면 ‘성문 누각 바다를 내리 누르고서 / 대마도를 바라보며 영파당에서 진을 치겠다 하는구려 // 그 중에서도 거북선만은 저리도 신기한지고 /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네’라는 시상이다.

위 시제는 ‘영파당에서 / 파도를 편하게 하는 집’으로 번역된다. 영파당을 직역하면 적이 쳐들어오지 못하게 바다를 편케 하는 사당으로 무사안녕을 기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겠다. 위 시는 율시로 돼 있는 뒷구인 바 번역문만 인용하면 ‘중원과 우리 동방 나누인 곳에 / 하늘 닿은 한 바다 안개만 자욱하네 // 구리 기둥 세우는 곳에 싸움은 없고 / 금성에서 전략을 세우며 싸움 밭을 갈았네’라고 돼 있다.

시인은 시제가 주는 이미지는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려는 시상 주머니는 마냥 넉넉해 보인 느낌이다. 성문 누각 바다를 내리 누르고 있으며, 대마도를 바라보며 진을 치게 됐다 했다. 대마도는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사용했던 것이 왜놈들의 심보였음을 생각할 때 시낭은 넉넉했으리라.

화자는 나라를 지키는 우리의 첨병은 암만해도 장군의 거북이었음을 생각해내고 있다. 나라를 지키는 여러 가지 기구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거북선만은 신기하다고 하면서,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이순신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억겁의 시간이 지난들 장군의 위업을 어찌 과소평가할 수 있으랴.<시조시인·문학평론가(사)한국한문교육연구원 이사장>

※한자와 어구

麗譙: 성문누각. 直壓: 내리 누르다. 龍王窟: 바다의 굴, 列鎭: 진을 치다. 平臨: 평평하게 임함. 馬鳥雲: 대마도의 구름. // 最是: 가장 ~이다. 龜船: 거북선. 舊制度: 옛적 제도. 居人: 살고 있는 사람들. 猶說: 오히려 ~이라고 말하다. 李將軍: 역시 이순신 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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