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고 푸짐한 국수 계속 먹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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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착한식당 ‘양동 천원국시집’
노인 일자리 창출·시장 활성화 등 위해 오픈
서구시니어클럽 등 맛·가격 잡은 국수 개발
2023. 03. 15(수) 20:17 가+가-

15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 ‘천원국시’. 만50세 이상 또는 양동시장 당일 이용자에게 국수 한 그릇을 천원에 판매하는 이곳 식당을 찾은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안재영 기자

“공깃밥도 천원이 넘는 세상인데 맛 좋고 푸짐한 국수는 매우 감사하죠. 오래 오래 먹었으면 합니다.”

15일 오전 10시50분께 광주 서구 양동 ‘천원국시’. 광주 서구와 광주서구시니어클럽이 노인 일자리 창출과 양동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6일 문을 연 이곳 가게는 영업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 직원은 삶은 국수를 소쿠리에 옮겨 담고 찬물로 행군 뒤 1인분 단위로 소분했으며, 다른 직원은 육수와 고명 상태를 꼼꼼히 체크했다.

영업 시작까진 5분 정도가 남았지만 이미 가게 앞에 모여 있던 어르신들이 안으로 들어와 번호표를 뽑고 개점을 기다렸다.

천원국시는 만 50세 이상이거나 양동시장 당일 이용 영수증 지참자에게 국수 한 그릇을 1천원에 판매한다. 영업시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로, 재료 소진 시에는 조기 마감한다.

오전 11시 정각이 되자 어르신들은 번호표와 함께 천원을 내고 쟁반을 들었다. 어르신들이 쟁반에 수저와 젓가락, 반찬을 담는 동안 직원들은 그릇에 면과 단무지, 어묵, 김가루, 파 등의 고명을 올렸고 마지막으로 육수를 부어 잔치국수 1인분을 완성했다.

국수를 받아든 어르신들은 자리에 앉았고 식탁에 놓인 양념장으로 취향껏 간을 한 뒤 젓가락을 들었다.

식기가 부딪치며 나는 달그락 소리가 커질수록 그릇은 바닥을 보여갔고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났다.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한 손님도 눈에 띄었다. 육수 없이 면과 고명만 달라고 주문한 한 어르신은 양념장을 듬뿍 넣어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순식간에 국수 한 그릇을 다 비운 어르신은 직원들에게 “너무 잘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뒤 “내일 또 오겠다”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른 한 어르신도 “공깃밥도 천원이 넘는 세상인데 이 가격에 푸짐하고 맛 좋은 국수를 먹을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식당이 문을 계속 열어 오래오래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 식당이 만족도가 높은 이유는 저렴한 가격도 꼽히지만 무엇보다 맛이 훌륭해서다.

개점에 앞서 서구와 시니어클럽 관계자들은 어떻게 하면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중 국수의 맛을 좌우할 ‘면’이 주된 고민거리였다. 대기업의 시판 제품을 사용하면 맛은 더 좋겠지만, 재료비가 2배 가량 더 들어 국수 판매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뾰족한 해결책이 없나 고민하던 중 관계자들이 눈을 돌린 곳은 ‘우리밀’이었다. 가격도 저렴했고 최소한의 유통 과정만 거친 신선한 밀로 면을 만든다면 품질 역시 뛰어날 거란 기대여서다.

‘우리밀협동조합’으로부터 시제품 면을 받은 시니어클럽은 즉시 제작에 들어갔고, 맛과 가격을 모두 잡은 국수 개발에 성공했다. 추후 시니어클럽은 가게 운영이 안정화 되면 손님들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추가 메뉴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지영 광주서구시니어클럽 실장은 “이곳 식당이 남다른 것은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운영돼 어르신들에겐 일자리를, 손님들에겐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양동 천원국시가 오랫동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달라”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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