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지역상생 광주형 복합쇼핑몰’을 위한 제언
김종민 논설실장
2022. 09. 22(목) 20:08 가+가-

김종민 논설실장

“복합쇼핑몰 유치는 시민 뜻을 받들어 잘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역 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더 시급한 민생 문제를 챙기기를 바란다.”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가 유치 공약을 꺼내며 불거진 논란에 이용섭 시장은 불편한 심경을 거듭 밝혔다. 윤 대통령은 ‘광주에 없는’ 복합쇼핑몰을 지목해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을 부각했으며 호남 홀대 공방으로 비화됐다.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은 20-30대를 파고들었고 선거에서 12.72%로 보수정당 후보론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새 정부 지역공약에도 복합쇼핑몰은 포함됐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로 인해 다시 좌초 위기라는 여당 지도부의 발언이 나오더니, 재정이 투입돼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며 펄쩍 뛰고, 무엇보다 중소상인들은 아연실색이다. 시민들 삶의 질 을 저해하는 불순한 이해집단으로 치부돼 분통이 터진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 3사가 광주 입점에 흡사 사활을 걸었다. 광주시는 사업 제안서를 받겠다며 전담조직 ‘복합쇼핑몰 신활력행정협의체’를 가동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태도 변화에 시민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은 최고 수준의 민간투자, 상생과 연결을 위한 국가지원, 시의 신속·투명한 행정지원 등 복합쇼핑몰 3대 원칙을 피력했다. 앞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런데 여권은 당초 약속을 저버리고 선을 긋고 있다. ‘국비 한 푼 들이지 않고’ 대선과제를 풀어 생색 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가만히 지켜보다 숟가락을 얹을 요량인가 싶다. 국가지원형에 대한 이해, 광주시와 사뭇 다르다.

복합쇼핑몰 건립은 민간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수천억원의 투자 규모에 비해 (현재 뿐 아니라 미래 소비까지 계산한) 수익성이 미치지 못해 기업 입장에서 입점이 쉽지 않았던 측면도 분명 있었을 게다. 접근성 제고를 위한 SOC 지원이나, 피해가 예상되는 상인 구제책 마련 등 명분을 앞세워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강 시장이 트램(노면전차) 등 연결 도로망 구축 등을 건의한 것은 이해는 가지만 다소 과한 측면도 있었다.

‘국가지원형’, 억지였음을 인정해야겠다. ‘지역상생 광주형 복합쇼핑몰’이 일리 있다. 이렇다 해도 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직격탄을 맞을 게 뻔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어진 최악의 고물가 위기에 벼랑 끝에 서 있다. 더구나 복합쇼핑몰 경쟁이 과열되면서 한 곳도 아닌 복수로 들어설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이미 광주에는 백화점 3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 10개와 전문점, 쇼핑센터 등 모두 22개 대규모 점포가 운영 중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다.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달라는 호소다. 광주상인대책위원회가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업종과 지역상권 보호가 먼저라며 민관협의체 구성을 요청하고 있는 이유다.

복합쇼핑몰 유치 추진 절차는 사업 제안서 제출, 신활력협의체의 법적 요건과 행정·기술 사항 검토, 시민·시의회 의견 수렴, 대시민 발표, 신속한 행정 처리 지원, 지역 상생 방안 협의 등이다. 당연히 제안서 평가에서부터 상인과 시민사회의 폭넓은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투명성·공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공익적 가치가 극대화된 랜드마크 시설’이라는 궁극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선 차별화된 컨셉, 그리고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초점을 맞추는 게 옳다.

민선 6기, 7기를 아울러 접점을 모색해왔던 터라 어렵지 않게 타협에 이를 수 있다. 광주시가 진정성을 갖길 바란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경쟁구도다. 대기업들과 협상에서도 유리한 편이다. 연장선에서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용도 변경이나 어등산 관광단지 상가시설 면적 조정 등 예정 부지에 얽힌 문제도 쉽게 풀릴 가능성이 크다. 신속한 원스톱 행정처리 지원이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 특혜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현대와 신세계그룹은 각각 2만2천, 5만5천명의 고용 효과를 내세운다. 상인들은 좋은 일자리라고 보지 않으나 앞으로 얼마든 좋은 일자리가 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만일에 광주시와 강 시장이 성과를 의식한다면 시민 편의와 동떨어진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눈높이에 맞지 않는 애물단지가 된다. 경계해야 한다.

복합쇼핑몰을 통해 광주와 전남·전북까지 최대 500만명, 최소 300만명에 가까운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에선 고속철도(KTX)로 2시간 내 연결되는 수도권에서도 찾는 대한민국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그랜드 비전’을 수립해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2030 MZ세대들은 재미와 즐길거리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실제로 방문객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소비층이다.

광주는 ‘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 제1호인 자동차 생산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GGM)를 보유한 도시다. 갈등과 대립의 노사 관계를 협력 체계로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고, 추진 과정에서 삐걱거리며 진통이 이어졌지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대승적 합의를 이끌어 성공한 국책사업으로 완성됐다. 양산 시스템 구축 1년 만에 경형 SUV 차량 ‘캐스퍼’ 4만5천대를 생산했고, 2024년 전기차까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광주형 복합쇼핑몰’ 또한 ‘광주형 일자리’ 만큼 전국적 관심을 받을 것이다. ‘최고 중의 최고’가 되기 위해선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광주만 있는’ 복합쇼핑몰이 ‘꿀잼도시’를 위한 메가 프로젝트라면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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