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명화이야기]‘자연’(Nature)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공존, 공생의 이름으로 지켜가야 할 ‘한여름 밤의 꿈’
2022. 07. 07(목) 19:21 가+가-

앙리 루소 作 ‘꿈’<위키피디아 검색>

앙리 루소 作 ‘이국적 풍경’ <위키피디아 검색>


정성준 作 ‘기대되는 하루’ <위키피디아 검색>


부지런한 장마가 올해는 7월이 되기도 전에 벌써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추적추적 내리는 장맛비처럼 여름도 어느새 우리 코앞에 와있다.

자연의 생명력이 가장 최고조에 오르는 여름, 생동하는 만물의 열매 맺음을 독려하듯 여기저기 푸른빛이 도처에 장관이다.

초록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으면 마음까지도 상쾌해지는 기분이 든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휴가철을 맞아 하나둘 몸과 마음을 달래려 산과 바다로 떠나기 위한 계획 잡기에 들떠 있을 시즌이기도 하다.

이렇게 자연은 사람들에 풍요로움을 전달하기도 하고 때론 마음의 안정까지도 가져다주는 이로운 존재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받는 것에만 익숙해진 인류는 어느덧 자연이 주는 고마움을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연에 고마움을 느끼는 일에도 혹은 보호하는 일에는 왠지 소극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

자연이 주는 여러 가지 장점들을 지혜롭게 사용해야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자연을 중요한 모티브로 삼았던 화가 중 유명한 화가로 ‘앙리 루소’를 꼽을 수 있다.

열대우림이 떠오르는 그의 작품 속에는 커다란 나뭇잎들과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어우러져 생생한 초록의 향연이 펼쳐져 있다. 게다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열대 과일과 밀림을 탐험할 때서야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신기한 동물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이다.

이처럼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정글의 모습이 담긴 그의 작품은 ‘여름 그 자체’다.

사실 단 한 번도 정글 여행을 해본 적이 없던 루소였다. 그럼에도 작품 활동 초기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 사이에서 미지의 탐험가로 소문이 날 정도로 그의 묘사 실력은 대단했다.

앙리 루소가 죽기 직전 그린 마지막 작품 ‘꿈’에는 무려 50여 가지의 초록색을 사용해 그려낸 풍성한 열대림이 등장한다.

여기에 화면 오른쪽 하늘에 뜬 하얀 달은 이국적인 느낌마저 느끼게 해준다.

오렌지 나무에는 원숭이가 매달려 있고, 그 옆에 무성한 나무 사이로는 코끼리의 모습이 살짝 비추고 있다. 화면 중앙 아래에는 사자 두 마리가 눈을 크게 뜨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데 그 위로는 원시 부족 옷을 입은 한 사람이 피리를 불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림의 주인공으로 보이는 여인이 눈에 띄는데 정글과는 전혀 개연성이 없어 보이는 소파 위에 나체로 등장해 시선을 모은다.

여인은 바로 루소가 사랑했던 야드비가인데 작품 제목 옆에 쓰인 시를 보면 그가 어떤 그림을 그리고자 했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가 있다.

‘야드비가는 깊은 잠에 빠져 꿈을 꾸었습니다. 땅꾼이 피리를 부는 소리를 들었지요. 달은 꽃들과 푸릇한 나무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뱀은 피리의 아름다운 소리를 즐깁니다.’

시를 통해 보면 이 그림은 현실의 야드비가와 야드비가가 꾸고 있는 꿈을 한 화면에 섞어 표현한 것으로, 우리가 잘 아는 ‘초현실주의 화파’의 작품들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초현실주의자들의 등장에 커다란 일조를 한 루소였고, 이 작품은 그들의 등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작품이기도 하다.

너무 가난해 정규교육조차 받지 못했고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았던 루소는 오로지 눈으로 관찰이 가능한 자연을 스승 삼아 그림을 그려냈다. 어쩌면 ‘본연의 자연 위에 그의 날것과도 같은 상상력을 더한 결과’가 더욱 기발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를 한 요인이라 하겠다.

루소가 생존할 당시만 해도 아카데믹하지 않고 제멋대로인 그의 작품을 좋지 않게 보는 이가 많았다.

세관 일을 하다 49세라는 나이로 뒤늦게 그림을 시작한 것도 인정받기 어려운 여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 사람들은 그의 작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고, 현재에는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화가군에 속해 있기도 하다.

이처럼 자연을 주제 삼아 작품을 표현하는 작가들 중에는 루소처럼 눈으로 본 자연에 상상력을 더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한 메시지’를 그림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작가들도 있다.

중국 유학을 하며 실제 겪었던 심각한 환경오염에 대한 기억이 자연스레 작업의 소재가 돼버린 정성준 작가의 작품이 바로 그렇다.

앞을 볼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끝이 없던 재채기와 비염에 늘 휴지를 달고 다녀야 했던 일상은 매일이 지옥이었다. 게다가 석회질이 가득한 물 때문에 한참을 고생해야 했던 일들은 작가의 유학 초기를 힘들게 했던 요인들이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작가는 오히려 자연에 더욱 눈이 갔다. 그리고는 ‘인간과 자연의 구성원인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며 살 수 있는 유토피아는 존재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여태 이어오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는 종종 운송수단 중 하나인 트램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안에는 어디론가 길을 떠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이 재미나게 그려져 있다. 이들은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궁금증이 생기는 부분이다.

게다가 이 유쾌한 동물들이 가져오는 아이러니는 단지 그뿐만이 아니다. 자연이 아닌,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서 트램을 운전하거나 수레를 옮겨내는 등 그들이 하는 행위가 그러한데, 터전을 빼앗겨 괴로워해야 할 동물들이 오히려 유쾌한 표정이라 더욱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바로 작가의 의도라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무거운 주제를 오히려 재치와 풍자로 풀어내 의문점을 갖는 동시에 보는 이로 하여금 기억에 더욱 남을 수 있게 하려는 작가의 생각이 엿보인다.

<이현남· 전남대 미술이론 박사수료>

트램이 지나쳐온 자리는 온통 회색 빛깔로 생기를 잃어버린 현대문명을 나타낸다. 여기에 더해 직접적인 문자를 통한 환경보호에 대한 메시지 전달은 ‘자연과의 공존만이 모든 생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강력한 주장을 뒷받침해 내고 있다.

짐작한 것처럼 트램은 바로 우리가 꿈꿔 마지않는 바로 그 ‘유토피아’를 향해 가고있는 중이다. 결국 동물과 자연 그리고 인류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하는 것도 우리 손에 달린 일이다.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탄소 중립을 이뤄내야만 하는 시기가 코앞에 다가왔다. 공존을 위해 노력을 하고자 하는 것인데 만약 이번 타이밍을 놓친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장담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산다는 것 별거 없다.

다만 서로가 조금씩 배려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유토피아가 어디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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