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배워 졸업하던 날 까막눈을 뜨게 해 준 선생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영어, 수학은 하나도 모르겠지만 국어를 배우며 글을 알게 돼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좋습니다.”

팔순을 앞둔 노부부가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에 함께 입학하며 만학의 꿈을 키워 화제다. 주인공은 영암군 군서면에 거주하는 정백안(79)·서경임(74)씨 부부다.<사진>

올해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신입생은 초등 1단계 김현옥씨 외 62명, 초등 2단계 정장가씨 외 61명, 초등 3단계 김기숙씨 외 57명(183명)과 중학교 정백안씨 외 79명, 고등학교 김정례씨 외 155명 등 총 419명이다.

입학생 가운데 초등문해학력 인정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력을 얻어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은 14명이다.

입학식은 코로나19로 인해 각 반 별로 진행하되 A반과 B반으로 분반해 최소한의 인원으로 진행된다.

올해 신입생 중 정안백·서경임씨 부부는 2남 1녀를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출가시킨 후 공부를 소일거리 삼아 살고 있다.

남편 정백안씨는 영암 군서에서 3살에 부모를 잃고 갖은 고생을 하며 살다가 중매로 서경임씨를 만났다. 아내 서경임씨는 영암 삼호에서 어린 시절 부모를 잃어 이름도 호적도 없이 천둥이로 살았기에 마을에서 ‘천둥이’라고 불렸다.

만학도 노부부가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초등문해 프로그램에서 공부한 것은 4년 전이다. 정씨는 처음에 공부할 생각이 없었지만 아내의 설득으로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

부부는 팔순을 앞둔 나이에 초등 1단계를 시작해 2단계, 3단계를 차근차근 공부하고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등 만학의 꿈을 이루고 있다.

서경임씨는 “이름도 호적도 없이 사는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한 마을 이장님이 만들어준 이름과 호적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어 이 분에게 한없이 감사하다”며 “초등문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한글을 배워 졸업하던 날 까막눈을 뜨게 해 준 선생님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백안씨는 “영어, 수학은 하나도 모르겠지만 국어를 배우며 글을 알게 돼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좋다”며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자식들이 모두 입학식에 와서 축하해줬을 텐데 못 오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