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이 농촌 로컬 여행 프로그램으로 추진 중인 ‘곡성 여기애(愛)’가 인기를 끌고 있다. 시골길을 따라 걸으며 ‘숲멍’ 섬진강을 바라보며 ‘물멍’을 할 수 있어 힐링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곡성군 제공>

농촌 로컬 여행 ‘곡성 여기愛’가 에코 여행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곡성 여기愛’는 시골 마을을 풍경 삼아 걷고, 섬진강을 멍하니 바라보며 걷고, 태안사 숲길을 따라 또 걷는다.

걸으면서 쌓인 피로는 다시 치유의 숲에서 나무와 함께 호흡하며 풀어낸다. 배가 고파질 때 쯤이면 지역 농산물로 만든 도시락을 먹는다. 나부끼는 연처럼 마음을 펄럭이게 하는 것도 없고 시선을 사로잡는 웅장함도 없지만 여행자들을 스며들게 한다.

‘곡성 여기愛’는 여행자들에게 곡성의 경치로서의 자연이 아닌, 삶의 터전 그대로의 자연을 제공한다.

프로그램은 여행 기간에 따라 크게 3개로 나뉜다. 당일 여행으로 시골밥상과 농촌마을을 체험하거나 섬진강 물멍을 즐길 수 있는 트레일워킹이 운영된다.

1박 2일 머무를 경우 섬진강 ‘물멍’에 치유의 숲을 결합한 프로그램과 태안사 ‘숲멍’과 치유의 숲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2박 3일의 경우 태안사 ‘숲멍’에 도림사 계곡에서의 망중한까지 즐길 수 있다. 다만, 계절에 따라 운영 프로그램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 문의하는 게 좋다.

‘곡성 여기愛’가 특별한 것은 곡성 만의 지역성이 곳곳에 세세히 묻어나기 때문이다. 여행마저 프랜차이즈처럼 획일화되고 있는 시대에 지역 만의 정겨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숙소는 지역 주민들의 민박 연합체인 ‘곡성스테이’를 이용한다. 여행 도중 제공되는 도시락은 심청손맛협동조합에서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마련한다.

또한 지역 대표 특산물인 토란을 활용한 간식과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머물다간 흔적을 남기지 않는 플라스틱 프리 여행이라는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여행 경비도 저렴하다.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2020년 지역단위 농촌관광사업에 선정돼 총 비용의 50%가 지원된다.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자연을 사랑하는 에코 트래블러와 로컬 트래블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651명이 ‘곡성 여기愛’를 통해 곡성군을 찾았다. 소규모 개별 여행이라는 점과 상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아닌 것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무엇보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여행자들이 곡성군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방문한 여행자 69명을 분석해보면 서울·경기에서 온 여행자가 18명으로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이 밖에도 인근 광주, 전남, 전북은 물론 충북, 충남, 부산, 울산, 대구 등에서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곡성군 관계자는 “앞으로 트레일 코스를 계절 별로 다양화하고 체험거리도 강화할 계획”이라며 “한 해가 저무는 지금, ‘곡성 여기愛’에서 조용한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듯 하다”고 밝혔다.

/곡성=이호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