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소설영화독본’ 올해 상반기 프로그램 공개
고전소설과 영화의 만남을 論하다
광주극장 ‘광주의집’서 순차 상영
20일부터 ‘장미의 이름’ 등 12편
2021. 01. 13(수) 19:28 가+가-

영화 ‘빵과 장미’ 스틸컷.

영화 ‘장미의 이름’ 스틸컷


영화 ‘철도원’ 스틸컷


광주에 올해로 13년째 진행되고 있는 인문학모임이 있다. 바로 ‘20세기소설영화독본’이 그 모임으로 소설과 영화를 접목해 읽고 보는 소설영화동아리다.

‘20세기소설영화독본’은 영화인 조대영 씨가 책임 진행하고 있는 모임으로, 원작소설을 읽고 만나 영화를 함께 본 후 소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모임이다.

‘20세기소설영화독본’이 20일 오후7시 광주극장 ‘영화의 집’에서 2021년 상반기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첫 포문을 여는 작품은 ‘장미의 이름’이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가 쓴 소설을 장 자크 아노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방대한 지식과 기호학이론이 추리소설의 형식에 무르녹아 있는 20세기의 고전이다.

이를 영화로 만든 장 자크 아노 감독은 숀 코네리와 크리스찬 슬레이터를 수도사 윌리엄과 제자 아드소로 캐스팅해 중세의 폐쇄적인 수도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흥미진진하게 연출했다.

버지니아 울프가 쓰고 마를린 고리스가 감독한 ‘댈러웨이 부인’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단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댈러웨이 부인의 한평생뿐 아니라 당시 런던 사람들의 일상이 만화경처럼 펼쳐지는 울프의 소설을 마를린 고리스 감독이 이해하기 쉽게 영상으로 옮겼다. 인물의 의식을 따라 복잡하게 흐르는 울프의 독특한 작법을 살리고자 독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을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이 영화로 만든 ‘철도원’도 만날 수 있다. ‘철도원’은 평생을 철로에 바쳐온 노(老) 역장의 이야기다. 그는 아내가 위독하다는 소식에도, 어린 외동딸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역을 지킨다. 영화는 사라져가는 장인정신의 혼을 서정적이고 정감어린 영상에 담아냈다.

1877년 출간된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은 파리 하층민들의 비참한 삶과 이 과정에서 몰락해가는 인간성을 고발하고 있는 자연주의 소설이다.

이를 영화로 만든 ‘목로주점’은 ‘금지된 장난’이나 ‘태양은 가득히’를 연출한 르네 끌레망 감독의 작품으로 빈곤과 퇴폐에 찌든 파리 뒷골목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 받는 파블로 네루다를 만나보는 시간도 갖는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의 소설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는 파블로 네루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됐다.

이를 영화로 만든 ‘일 포스티노’는 네루다와 우편배달부의 만남과 인연을 그리고 있다. 무학의 한 시골 우편배달부는 네루다를 만나 세상과 사람 그리고 시(詩)에 눈을 뜨게 된다.

상반기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빵과 장미’로 채워졌다. 캐서린 패터슨의 ‘빵과 장미’는 두 소년소녀의 눈에 비친 파업 현장이 생생하게 그려진 소설이다. 이를 영화로 만든 켄 로치는 진보적인 감독으로 일명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린다. ‘빵과 장’라는 말은 현대 노동운동사에서 상징적인 구호다.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로렌스에서 일어난 파업에서 처음 등장한 이 구호는 노동자들에게 기본 생존권(빵)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누릴 권리(장미)도 필요하다는 의미로 오늘날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다.

‘20세기소설영화독본’을 2009년부터 현재까지 이끌고 있는 조대영 씨는 “소설과 영화를 읽고 본다는 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높일 수 있고,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다”며 모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다이 기자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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