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냉방 해야되나 말아야되나”…상인들 ‘혼란’
방역당국 “에어컨 가동시 환기”…현행법 과태료 부과
지역상인들 “방역수칙·경영난 등 감안 일시 허용해야”
2020. 08. 02(일) 19:49 가+가-

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의 일부 점포·상가에서 문을 열어놓고 냉방 영업을 하고 있다. /김애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개문냉방’ 영업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할 경우 2시간마다 문을 열고 환기하도록 지침을 내렸으나 현행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은 영업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어떤 형태든 문을 열어놓고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하는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하고, 적발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지역 상인들은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에어컨을 작동한 채 환기하려고 문을 열면 개문냉방 단속에 걸리는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

이날 충장로 상가를 중심으로 양쪽에 늘어선 식당, 옷가게 등 상점들이 손님 유치를 위해 문을 열어 놓고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다.

개문냉방 중인 상점들을 지나칠 때면 에어컨에서 내뿜는 시원한 바람이 연신 새어 나와 찬 기운이 느껴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때문인지 평소 북새통을 이루던 충장로 거리는 한산했고, 식당에 앉아 밥을 먹는 사람들도 드물었다. 옷가게 역시 손님의 발걸음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그나마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놓은 상점들의 경우 손님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예년에 비해 손님이 많이 줄어 들어 식재료 값이나 월세, 인건비 등 감당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문을 닫고 영업을 할 경우 손님들이 밀폐된 공간에 있다는 인식에 들어오기 꺼려하는 거 같고, 문을 열어 놓자니 개문냉방 단속에 걸려 과태료를 물 수 있어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옷가게 점원도 “습도가 높고 무더운 날씨에는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지 않으면 손님들이 들어왔다가도 바로 나가 버린다”며 “손님들이 더운 날씨를 피하기 위해 구경하다가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아 문을 열어 놓을 수밖에 없고, 또 코로나19로 장사도 안 되는데 올해는 한시적으로 개문냉방을 허용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지역 상인들의 고충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다양한 예방대책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개문냉방을 제한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지침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문을 열고 영업하는 게 감염으로부터 더 안전할 뿐더러, 손님들 역시 감염 예방을 이유로 열려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는 이유에서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불경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출입문을 여닫는 게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일시적으로 개문냉방을 허용해야한다 목소리가 높다.

더군다나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사용할 경우 최소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해야 한다’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로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를 실시할 경우 상인들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동구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개문냉방 관련 단속 공문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며 “공문이 내려올 경우 지침에 따라 현장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최환준 기자
최환준 기자
많이 본 뉴스
  1. 1
    아파트 앞 ‘오룡 AI데이터센터’…토지 분양에 밀린 주민 수용성

    수변생태도시로 계획된 무안 오룡지구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면서 토지 분양에 앞서 …

    #정치
  2. 2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15일 광주 군공항 방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현장 행보가 잇따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정관 …

    #정치
  3. 3
    현대차 그룹, 인도에 7년간 155억 달러 투자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인도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만나 현대차그룹의 현지…

    #경제
  4. 4
    신정훈 “호남도 좀 먹고살게 둬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나주·화순)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정치
  5. 5
    전남광주시 청사별 인력 ‘불균형’…업무 공백 어쩌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이후 첫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지만 청사별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통합 …

    #기획·이슈
  6. 6
    “돈 내고 배정받은 내 주차칸인데”…무단점유 차량에 불편

    “단속을 한다고는 하는데 막상 제 자리에 주차하려고 보면 다른 차가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돈까지 …

    #기획·이슈
  7. 7
    무안 국가산단 101개 기업 입주협약…공기업 참여 검토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무안 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101개 기업과 입주 업무협약(MOU) 체결을 추진하는…

    #정치
  8. 8
    “사람 빠져도 일 그대로”…공직사회 업무 부담

    과다한 업무와 민원 스트레스 등으로 공무원들의 직무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휴직·결원 등에 따른 인력 공백까…

    #사회
  9. 9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광현(사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전임자인 강훈식…

    #정치
  10. 10
    경찰, 신수정 북구청장실 압수수색…선거법 위반 혐의

    경찰이 신수정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청장의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강제…

    #사회

기사 목록

광주매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