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오룡 AI데이터센터’…토지 분양에 밀린 주민 수용성
수변생태도시 취지·입지 적정성 논란
이정운 “토지 적법성보다 공공성 우선”
市 “계약 해지·대체 부지 등 대안 모색”
미분양 토지 공급 주민협의제 도입 검토
2026. 10. 14(수) 20:06 가+가-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수변생태도시로 계획된 무안 오룡지구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면서 토지 분양에 앞서 주민 생활환경과 공공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무안 오룡지구 내 약 3만7천㎡ 규모의 도시지원시설용지에 대규모 AI데이터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해당 부지는 지난해 8월 약 228억원에 매각됐으며 사업자는 지난 7월 무안군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 예정 부지가 공동주택과 약 200-350m, 학교와 약 550m 떨어져 있어 주거·교육시설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데이터센터의 24시간 가동에 따른 냉각시설 소음과 열섬현상 등 생활환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룡지구가 당초 주거·문화·스포츠 중심의 수변생태도시로 계획됐다는 점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입지가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토지 매각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쟁점이다.

법적으로 허용된 시설이라 하더라도 공공기관이 토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주변 주거환경과 공공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특별시는 해당 부지가 방송통신시설 등의 입주가 가능한 도시지원시설용지로 관계기관 협의와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공급됐다는 입장이다.

특별시 관계자는 “이미 토지매매계약이 체결된 만큼 사업 중단이나 계약 해지를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손해배상 등 법적 분쟁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남개발공사 역시 현재로서는 계약 해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남개발공사 관계자는 “계약서에 따르면 현 상황은 계약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계약이 해지될 경우 사업자가 계약금의 배액이나 인허가에 투입한 비용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어 손해배상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체 부지 확보에도 제약이 있다. 개발공사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건립 가능 부지가 모두 오룡지구에 있어 다른 공사 소유 토지로 이전하더라도 입지 변경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시는 건축허가권자인 무안군과 협의해 소음·진동, 교통, 안전 등 주민 우려가 인허가 과정에서 검토되도록 하고 사업자에게 주민설명회와 의견 수렴, 생활환경 보호 및 상생방안 마련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미분양 토지 공급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사전에 수렴하는 주민협의제 도입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같은 논란은 이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제4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도 다뤄졌다.

이정운 의원(더불어민주당·무안2)은 “오룡지구는 남악신도시의 기능을 보완하는 주거·문화·스포츠 중심의 수변생태도시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하며 토지를 분양했다”며 “주민들은 그 약속을 믿고 이곳에 집을 샀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이라면 단순히 법적으로 가능한 시설인지를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의 공공성을 판단하는 것이 우선 아니겠느냐”며 “이미 팔았다고 끝낼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계약 해지나 환매, 용도 제한, 사업자와 협의를 통한 대체 부지 제공 등 법적·행정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해 의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이 의원은 2002년 이후 오룡지구 개발계획이 14차례 변경된 점을 거론하며 “주민 생활환경 개선보다 토지 분양을 우선한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병철 기획조정실장은 “개발계획 변경은 대부분 행정적이거나 경미한 사항이며 주요 변경도 공공목적과 여건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변경 내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계약 해지와 대체 부지 제공 등 가능한 대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변은진 기자
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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