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5년째 ‘지각처리’ 현실로
與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 ‘원포인트’ 안돼”
한국당 “양대악법 저지, 친문게이트 국조”
2019. 12. 02(월) 18:51 가+가-

패스트트랙법 통과 촉구

정의당 심상정 대표(왼쪽 두번째)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에서 상무위원회를 열고, 여야4당 합의 패스트트랙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무차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로 정기국회가 2일 전대미문의 파행 상태를 이어갔다.

여야가 벼랑 끝 대치를 지속하면서 필리버스터 사태를 촉발한 근본적 원인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검찰개혁 법안은 물론 ‘민식이법’과 ‘데이터 3법’ 등 민생법안마저 발목이 잡혔다.

내년도 정부예산안도 이날로 법정 처리시한이 됐지만, 5년 연속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당분간 표류하게 됐다.

이날 예정됐던 교섭단체 3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회동은 물론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야간 협의 테이블 가동이 모두 중단되면서 필리버스터 신청을 기점으로 여야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공식 철회하지 않는다면 야당과의 합의를 통한 예산·법안처리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당을 거세게 압박했다.

제1야당 한국당은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자고 맞받아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하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을 겨냥, “국가기능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쿠데타”라며 “한국당에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공식 철회와 국회 정상화에 공개 약속하지 않으면, 국회 정상운영을 강조하는 야당과 국회를 정상화해 예산안과 처리 가능한 민생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 위원들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차별적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은 한국당이 예산 심사 지연마저 남의 탓을 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을 총력 저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유재수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등을 ‘문재인 게이트’로 규정하고 공세를 퍼부었다.

단식 중단 후 당무에 복귀한 황교안 대표는 이날 청와대 인근 ‘투쟁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땅에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정치를 정상화하기 위해 양대 악법은 반드시 막아내고, 3대 ‘문재인 게이트’ 실상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예산소위 위원들은 회견에서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 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며 “집권여당 스스로가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초유의 사태”라고 비난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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