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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의 차 이야기 (6)차와 인성 교육
맛과 향기를 천천히 음미하며
배려하고 소통하는 법 배운다

2019. 09.19. 18:03:00

삽화=담헌 전명옥
예절은 일회성이 아니라 습관으로 굳어지도록 해야만 한다. 그래서 자주 현장학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어 나오도록 훈련한다. 특히 인성과 예절 교육은 벼락치기로 즉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더욱 오랜 세월 동안 꾸준한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도 직접 차를 마시면 인성과 예절을 배울 수 있다. 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몸에 좋은 차를 어린 시절부터 접할 수 있고 그 맛을 알게 하는 일이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다례를 가르치기도 한다. 무엇보다 쉽고 즐겁게 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의 기원과 물의 온도, 차 맛에 대한 평가나 효능, 그리고 마시는 법과 바른 자세 등을 가르친다. 특히 다과는 아이들이 좋아한다. 예쁜 접시에, 하나씩 담아 놓으면 조심스럽게 차와 함께 포크로 먹는 모습이 정말 예의바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보는 이의 마음이 매우 즐겁고 뿌듯할 듯하다.

이런 차를 통한 인성교육에는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예를 들면 절을 할 줄 알게 하고 바른 자세를 익힌다. 또 찻물이 잘 우러나오는 것을 지켜보며 기다림을 배우고 친구에게 차를 따라서 대접하는 것을 배운다. 그 맛과 향기를 천천히 음미하며 서로 배려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가 있다. 또 차 도구를 다루는 법을 배우고 오감으로 차를 즐길 수 있으며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절제할 수도 있다.

내가 사범 수료를 한 후의 일이다. 많은 분들이 차 수업이나 동아리 운영을 권하셔서 수업을 일주일 내내 하게 됐던 적이 있다. 그때 일들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고 생활의 모태가 돼 있다. 나는 유아나 어린 아이들에게 차 교육을 하면서 인성교육에 지대한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실, 뜨거운 물을 다루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 있긴 하다. 당시에는 젊은 학부모들이 많았다. 그래서 큰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면 둘째 아이는 젖먹이 아이가 거의 있어 대부분 참석을 꺼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히 많은 학부모들이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수업에 참가하게 됐다. 잠을 재워 놓은 아이, 옆에 앉혀놓고 수업을 하는 학부모 등 나는 수업 방법을 다양하게 했다. 그렇게 한 후, 6개월 정도 세월이 흘러가자 아이들에게 조금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옆에 앉아서 엄마가 수업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아이들은 자기 잔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녹차를 마셨다.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었는지 모른다. 수업에 참여한 우리 모두는 탄복을 하였다. 1주일에 한 번 했던 수업이었지만 이렇게 변화되는 모습을 우리 모두 지켜봤다.

혹여 찻잔 받침을 하지 않고 녹차를 담은 차를 건네주면 반드시 찻잔받침 위에 잔을 받쳐 놓고 마시게 해달라고 말하는 아이들이었다. 처음에 녹차를 마셨을 때 맛과 냄새가 이상하다고 잔에 바로 뱉어버렸던 아이들이 “차 더 주세요”하며 두 손을 모으고 예의 바르게 예쁜 손들을 앞으로 내밀었다. 내가 차를 건네주면 아이들은 곧바로 마셔버리지 않고 천천히 향을 먼저 맡았다. 그리고 조금씩 마시는 모습을 나와 엄마들은 지켜봤다.

아이들은 떡 다식을 손으로 집어서 먹지 않고 반드시 포크로 먹었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찻상을 앞에 놓고 거기에 찻잔을 놓아달라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수업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집에서 함부로 음식을 주지 말아야겠다고, 또한 생활을 할 때 바르게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중학교, 고등학교에 간 아이들이 항상 차를 마시며 머그컵도 잔 받침을 사용한다는 엄마들의 자랑이 늘어갔다.

오래 전에 들었던 그 말들이 지금도 여전히 귓전에 맴돈다.

/가은다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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