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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 (20·完)동천동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
“작은 것도 소중히”…도서관의 색다른 ‘변신’
경제 부담 줄이고 유아 건강한 성장 지원
커뮤니티·학습지도·저녁밥상 제공 역할
회원 1천200명…장난감 도서관 4호점도

2019. 02.25. 19:09:16

지난 2010년 12월 처음 문을 연 광주 서구 동천동 여성친화마을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에서는 장난감, 책 구입에 따른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영·유아의 놀이 활동을 촉진,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도서관 내에서 저녁밥상 차림공간(왼쪽)과 ‘강아지똥 행복학습센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 제공
강아지똥, 이른바 개똥이 쓸모없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정작 자신의 몸을 녹여 꽃들의 거름이 된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고 가치 있게 살자’는 광주 서구 동천동 여성친화마을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에 담긴 의미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의 변신은 하루 세 번 이뤄진다. 오전과 낮, 그리고 저녁으로 나뉜다.

평일 오전에는 마을 커뮤니티공간(민화수업, 뜨개질모임, 외국어교실)으로 사용되고, 낮에는 영어·수학 멘토의 1:1 학습지도가 진행된다. 저녁에는 저녁밥상 차림공간으로 변신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매일 30명의 어린이들에게 따뜻한 저녁밥상을 제공하고 있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은 2010년 12월 처음 문을 열었다. 장난감, 책 구입에 따른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영·유아의 놀이 활동을 촉진,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또 미취학아동 및 학부모 대상 특화 독서문화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자녀 양육 관련 부모 커뮤니티 공간 조성, 마을공동체를 위한 마을소통한마당 프로그램 개발 추진을 위해 설립됐다.

무엇보다 부모의 사회적 신분에 상관없이 어린이들 만큼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야심찬 포부를 갖고 광주시 지원을 받아 개관했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이 문을 연 동천동은 국민임대 아파트와 일반 분양아파트가 함께 있는 곳으로 주민간 양극화가 존재했다. 그런 점에서 이 도서관의 의미는 더욱 깊고 특별하다. 장난감 도서관을 통해 양극화가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밤늦게까지 운영된다. 어린이를 위한 도서 4천500여권과 장난감 900여개가 비치돼 있다. 일반회원은 연회비 3만원, 저소득층 가정은 1만5천원에 회원가입을 하면 장난감 1개, 도서 3권을 500원-2천원에 빌릴 수 있다. 사용 기간은 2주다.

장난감만 빌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회원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종이접기, 엄마 독서교실, 클레이아트, 손바느질 등도 수시로 열린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은 2010년 12월29일 건립돼 이듬해 10월24일 서구청 작은도서관으로 등록됐다. 이후 생태교육 및 광주천 나눔 환경 한마당, 부모가 알아야 할 그림책 교실, 동천동 마을운동회, 작은도서관 프로그램과 겨울방학 행복한밥상을 운영했다.

이처럼 도서관 운영과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국립 도서관 못지않다. 김태진 운영위원장을 중심으로 관장, 사무국장, 장난감팀, 프로그램, 자원봉사팀, 사회공헌팀 등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력 단절 여성들이 도서관 운영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도서관이 동천마을 1-3단지 아파트 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주민접근성이 좋고 경력단절 여성 자원봉사자 15명 이상이 활동하면서 마을공동체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그 결과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우쿨렐레, 어린이역사교실, 밥상돌봄 등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마을공예교실, 창의보드게임 등 성인 대상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고 있다. 생태인문학교실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최근 활동실적은 5·18민주화운동 마을기념행사, 행복학습 프로그램 운영, 작은도서관 활성화 공모사업 등이 있다.

변화는 이 뿐만이 아니다. 도서관 운영을 통해 공유문화도 확산되고 있다.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동천동 안전통학로 확보를 위한 안전펜스 설치다.

이곳은 상가 이용 주차차량의 불법 주정차로 보행자 무단횡단 등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학원을 가기 위해 불법 주정차돼 있는 자동차 사이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는 경우가 많아 보행자 및 운전자 모두 각종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지난해 주민들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펜스 등을 포함해 안전한 보행 대책을 마련했다. 마을 주민들이 요구한 것이지만 900여명의 서명과 사업개요, 사업비, 위치도, 현장사진, 건의사항 등이 세세히 담겼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안전펜스를 설치해 지금은 무단횡단 등 보행자 안전에 초록불이 켜졌다. 동장이 극찬한 지방자치 모델이기도 하다.

시간이 갈수록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의 인기는 높아져 현재 1천200여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다. 하루 평균 60여명이 이곳에 들러 장난감을 빌려가고 있다.

또 장난감 도서관은 4호점까지 생겼다. 2011년 9월 광주 서구 금호동 금호시영 3단지에 2호점이 개관한데 이어, 2012년 3월 광산구 신가동 부영아파트와 북구 양산동 롯데아울렛 부근에 3호, 4호점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종합적인 돌봄으로 행복 찾길”

김태진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 운영위원장

“미래의 주역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통해 빈부 차별 없는 세상을 느끼고, 주민들이 돌봄사업으로 행복을 찾았으면 합니다.”

주민간 양극화가 심한 광주 서구 동천동 마을에서 장난감 도서관 운영을 통해 하루 세 번 마을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의 김태진 운영위원장.

김 운영위원장은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2010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도서관장을 맡았다. 그 후 지방선거에서 서구의원으로 당선돼 운영위원장으로 직책이 변경됐다.

김 위원장은 “부모들이 갖고 있는 재능을 다른 부모에게 전해주고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무엇보다 이웃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요즘 시대에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은 동네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아지똥어린이 도서관의 첫 명칭은 강아지똥장난감 도서관이었다. 김 위원장은 “민간에서 했던 것을 관(官)에서 가져갔다. 어쩌면 관에서 해야 하는 것을 민간이 임시로 했던 것”이라며 “장난감 도서관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지금은 장난감 도서관 뿐만이 아닌 포괄적인 도서관으로 어린이역사교실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친화마을 사업으로 저녁밥상 돌봄사업을 하고 있는데 좀 더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후 4시부터 6시, 또는 7시까지 학부모가 아이들이 맡길 곳이 없다. 틈새돌봄과 숙제돌봄 등 종합적인 돌봄으로 주민들이 조금이나마 행복을 찾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 운영위원장은 “서구가 광주 첫 아동친화도시지만 실제로 몸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며 “서구에 4개 권역별 ‘마더센터’를 건립해 아동친화도시로 우뚝 섰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운영위원장은 광주에 처음 ‘몰래 산타’ 활동도 도입하기도 했다. 그는 “몰래 산타는 1년 동안 활동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달 어려운 가정을 딸과 함께 찾아다니고 있다”며 “딸이 어려운 가정에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노는 것으로 느껴 힘이 난다”고 설명했다. /임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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