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표도서관 시공사인 구일종합건설 측에서 이번 붕괴 사고와 관련,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무리한 속도전’ 의혹에 대해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찬식 구일종합건설 대표는 13일 오후 1시45분께 붕괴 사고 현장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절대로 있어선 안 될 사고로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분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불철주야 수습에 신경 써주신 모든 관계자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 표명 후 김 대표는 ‘공사를 서두른 적은 없었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현재까진 무리하게 진행한 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사고 전 공사 상황에 대해 구일종합건설 관계자는 “11월 중순부터 (콘크리트)타설을 했고, 루프층(옥상)은 화요일(9일)에 1차를 진행했다”며 “2차 타설 중 사고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매몰자 가족에게 다음 주 설치 예정이었다고 밝힌 동바리(지지대)를 두곤 이날 다시 “데크플레이트 슬라브 방식으로 지지대가 없다”며 “동바리를 설치하면 오히려 콘크리트 타설 이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시공사 브리핑 후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 감리, 발주 전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 없었는지 살피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한 후 붕괴로 인한 사망자 4명의 명복을 빌었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광주시 관계자는 잔해 철거 및 공사 재개 등 후속 작업 시점에 대해 “바로 답변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전문가와 논의해서 해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1시58분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중이던 2층 옥상이 무너져 지상 콘크리트와 철근 구조물이 연달아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4명이 잔해에 매몰됐는데, 사고 45시간여 만에 모두 수습됐으나 전원 사망했다.

광주대표도서관 공사는 2022년 9월 시작됐으나 올해 6월 시공사 중 한 곳인 홍진건설의 모기업(영무토건)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전면 중단됐다.

이후 공동 시공을 맡았던 구일종합건설이 홍진건설의 지분을 인수받아 지난 9월 공사를 재개했고 준공 시점은 내년 상반기로 밀렸다.

붕괴 사고 전 공정률은 72% 수준에 머물렀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쳐야 한다는 데드라인과 함께 독립 시공 등의 사정 변경에도 기한 내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지체보상금’이 면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속도전 의혹이 일고 있다. /안재영·서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