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31번째에 편입된 주로 서부 태평양 연안에 자리하고 있다. 면적은 약 42만3천970㎢로 미국에서 세 번째로 넓으며, 인구는 약 3천900만 명으로 가장 많다. 남한보다 면적은 네 배 넓지만 인구는 약 1천200만 명이 적다. 2024년 기준 캘리포니아의 국내총생산(GRDP)은 약 4조 달러, 우리 돈으로 5천700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에서 가장 크며, 세계 국가들과 비교해도 4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캘리포니아의 경제 경쟁력은 단순한 산업 구조나 자연 자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 뿌리에는 탄탄한 고등교육 체계가 자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대학들은 대규모 연구자금과 연계된 일자리 창출, 기업가 정신의 확산, 유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인구의 유입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도 예외가 아니다. 스탠퍼드대학과 UC 버클리 같은 연구중심 대학이 인근에 존재했기에 혁신 생태계가 가능했다.

캘리포니아의 고등교육은 크게 사립대학과 공립대학으로 나뉜다. 2025년 기준 주내에는 약 150여개의 사립대학과 148개의 공립대학(커뮤니티 칼리지를 포함)이 있다. 사립대학으로는 스탠퍼드, USC, 칼텍이 대표적이며, 공립대학으로는 UC 버클리, UCLA, UC 샌디에이고 등이 있다. 이들 대학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으로 평가받는다.

사립대학과 공립대학은 각기 뚜렷한 역할과 정체성을 지닌다. 사립대학은 주정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지 않고, 민간 자금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학비는 비싸지만 소규모 정예 교육과 혁신 연구에 중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공립대학은 주정부가 운영하며, 주 거주민에게 낮은 등록금과 폭넓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은 지역사회 발전을 대학의 주요 목표로 삼는다.

캘리포니아 고등교육의 핵심은 1960년대부터 정립된 공립대학 시스템에 있다. 주정부는 공립대학을 CCC(California Community Colleges), CSU(California State University), UC(University of California)로 구분하고, 각각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했다. 이 체계는 불필요한 경쟁과 중복을 최소화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경로를 제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설계했다.

CCC는 약 115개의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로 구성돼 있으며, 누구에게나 열린 입학 기회를 제공한다. 대학 입문과 편입의 통로 역할을 하며, 평생교육과 직업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CSU는 23개 대학으로 이뤄진 교육 중심의 4년제 대학 체계다.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며, 석사 학위까지 수여한다. 박사 과정은 UC와의 연계를 통해 운영한다. UC는 10개 캠퍼스로 구성된 연구 중심 대학 시스템으로,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며 세계적인 연구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는 사립과 공립, 2년제와 4년제, 교육 중심과 연구 중심의 대학이 명확한 역할을 나눠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대학 간의 정체성이 모호하고 기능이 중첩되는 우리나라 고등교육 체계와는 대조적이다. 무엇보다 모든 주민이 단계별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사다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캘리포니아의 고등교육 생태계는 연구, 교육, 직업훈련, 평생학습이 조화롭게 결합된 구조를 이룬다. 대학은 지역별로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산업과 긴밀히 연계해 다양한 인재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러한 체계는 지역경제와 교육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어, 고등교육의 재편을 고민하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