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대표에 모두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선출됨에 따라 향후 한국 정치가 ‘극한의 대결장’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26일 초강성 반탄파(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장동혁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장 대표는 국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 가운데 이념적으로 가장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그는 이른바 아스팔트 극우이자 ‘윤(尹)어게인’의 상징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의 지지를 받았다.

나아가 6·3 대선 패배 이후 ‘탄핵의 늪’을 넘기 위해 제기된 쇄신론이나 ‘윤(尹)과의 절연’을 주장하는 이들을 “내부 총질자”라고 규정하고 징계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장 대표는 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접견 계획과 관련, “당원과 국민에게 약속한 것은 특별한 사정 변화가 생겨 지킬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중도층을 보지 않고 이른바 ‘우파 시민’을 보고 가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실제 그는 당선 일성으로 “모든 우파와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장 대표의 이런 기조는 정청래 대표와 완전한 대척점에 있는 것이다.

앞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8·2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직후 국힘을 야당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면서 대화의 조건으로 ‘계엄·내란 사과’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라는 당내외 일각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면서 107석을 가진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거부했다.

나아가 그는 ‘내란의 완전한 종식’을 외치면서 “통합진보당 해산 사례를 볼 때 국민의힘을 해산시키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구나 민주당은 특검의 수사 인원과 대상 등을 확대하는 이른바 ‘더 센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도 밝히고 있어 양당 대표의 ‘힘겨루기’는 이미 시작된 상황이다.

국힘은 민주당의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사실상 야당 탄압용으로 보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 대표는 소위 ‘전광석화 폭풍’ 개혁 기조를 내세워 자칭 검찰·사법·언론개혁을 위한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국힘은 이에 대한 반대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밖에도 9월 정기국회에서는 국정감사와 예산 등 다른 현안이 산적해 있어 여야의 극한 대립은 불 보듯 뻔하다는 관측이 뒤따른다.

다만 여야 대표가 제한적이나마 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만약 장 대표가 실제 다른 정당을 예방하면서 민주당도 찾을 경우 정 대표가 이마저 거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까지 “공식적인 야당의 대표가 법적 절차를 거쳐 선출되면 당연히 대화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