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 수행 도량이자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사찰로 자리잡은 화엄사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 속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19교구 지리산 대화엄사 23대 교구장 우석 스님은 20일 열린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날 대화엄사 범음료에서는 ‘새로운 변화, 미래로 100년’을 주제로 우석 스님 취임 100일 기념 행사가 개최됐다.

우석 스님은 “거룩한 삼보 전에 머리 숙여 정례를 올린다”며 “화엄사는 서기 544년에 연기조사에 의해 창건돼 1천5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천년고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불교 정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사격(寺格)도 퇴락하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면서도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종단의 정화불사 이후 도광·도천 두 큰 스님의 덕화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화엄사 21-22대 주지였던 초암 덕문스님 덕에 대중의 수행과 화합에 으뜸이 되는 ‘수행 도량’이자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문화 사찰’로 자리잡았다”며 “23대 주지(교구장)로서 부드럽고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임기 동안 한국 불교를 선도하는 ‘모범 도량 대화엄사’의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수행·포교 최적 공간 유지 ▲대화엄사 문화재의 날 ▲사찰정원 문화공간 활용 ▲불교 편람 제작 ▲가칭 아웃도어 템플스테이 등을 추진한다.

문화재의 날은 매월 1회 기능 보유자의 작품을 전시·시연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남 유형문화제인 ‘보제루’를 국민 휴식 공간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아웃도어 템플스테이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 포교 강화책의 일환으로 사찰이 수행을 넘어 힐링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우석 스님은 “현재 화엄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부처님 말씀에 재행무상이라 하듯이 시대도,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하고 있다”며 “시대 흐름에 부합하고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발전하는 화엄사를 만들겠다고 사부대중에게 약속드린다”며 강조했다.

덧붙여 “행사를 준비·진행하는 데 있어 힘든 부분이 많으나, 이는 화엄사의 재정적 여유 확보가 아닌 ‘행복을 위해 필요한 공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함”이라며 “여러 사람과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행복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동국대학교 선학교에서 수학한 우석 스님은 화엄사 재무국장 및 포교국장, 구례 사성암과 여수 향일암 주지,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 3월 열린 산중총회에서 화엄사 23대 교구장으로 선출됐고 5월9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이연상·윤찬웅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