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정국이 특검의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과 조국 전 대표 특별사면 등을 계기로 더욱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비협조로 명백한 혐의가 있는데도 영장이 기각되는 등 문제가 드러난 특검 수사를 보완하기 위한 특검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당내에서 3대 특검 기간 연장이나 수사 범위 확대 등 특검법 개정 주장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기조는 이른바 ‘내란의 완전한 종식’ 목표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통한 당원명부 확보 시도를 “불법 무도한 압수수색”이라며 여전히 격앙된 반응이다.

특검에서 당원 500만명의 개인 정보를 통째로 요구한 것은 정당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을 정조준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등 상임위 차원에서 사면 관련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식 차명 거래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의원을 고리로 여당을 압박하는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여야는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진행되는 21일부터 다시 2차 필리버스터 대치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이 방송 2법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더 센 상법(2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방침을 예고한 가운데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이른바 살라미 전술에 따라 이들 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우선 21일 본회의가 열리면 국회법에 따라 지난 5일 본회의 때 무제한 토론이 진행됐던 방송문화진흥회법에 대한 표결이 진행된다.

민주당은 이후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상정, 방송 3법 입법을 완료할 방침이다. 나아가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을 처리할 방침이다. 현재의 의석 구조와 국회법 등을 감안하면 24일께 쟁점 법안에 대한 민주당 주도의 처리가 끝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여야가 대화에 나서느냐 마느냐는 결국 국힘 전당대회 결과가 변수라는 지적도 있다.

정청래 대표가 8·2 전당대회 수락 연설 등에서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자칭 ‘내란당’인 국민의힘과의 대화 거부 원칙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새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정 대표의 스탠스도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앞서 민주당 원로인 상임고문단은 지난 12일 정 대표와 간담회에서 개혁의 방향성과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집권 여당 대표가 투쟁 일변도로 가서는 안된다는 조언을 쏟아냈다.

특히 이른바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후보가 당권을 쥘 경우 여야 간 대화 복원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김문수·장동혁 후보 등 이른바 ‘반탄’(탄핵 반대)파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는 점은 변수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