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섬뜩하지만, 다시는 이 땅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기억해야 합니다.”

11일 오후 2시 광주시청 1층 로비 중앙에서 기획 사진전 ‘잊지 말자 12·3 내란! 응징하자! 내란세력!’ 개막식이 열렸다.

광주전남촛불행동이 주최·주관한 이번 전시의 개막식에는 힘을 보탠 박수기·임미란 광주시의원과 나규복 상임대표, 류봉식 광주진보연대 상임대표, 광주시민연대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위법·위헌적인 12·3 비상계엄을 잊지 말고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 세력 청산에 대해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로 마련된 이번 사진전의 개막식은 개회사, 축사, 기념촬영, 전시장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전시된 사진 10점은 시민·사진작가로부터 기탁받은 수백장 가운데 주최 측이 엄선한 것이다. 각 사진 옆에는 어떤 상황을 담은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 자료도 함께 놓여졌다.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을 시민들이 저지하는 상황으로 시작해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집회’,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 ‘파면 선고 당일 5·18민주광장’ 등 서울과 광주 곳곳에서 민주주의를 외친 시민들의 모습이 시간 순으로 배치됐다.

설명 자료에는 ‘내란 당일’, ‘치밀했던 계획’, ‘파렴치한 내란세력’, ‘광주시민 촛불문화제’ 등의 제목과 당시 상황에 대한 요약이 담겼다.

사진을 유심히 보던 시민들은 ‘남태령 대치’ 등에 대해 “처음 알았는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원을 위해 시청을 찾았다는 방종구(82)씨는 “TV로만 보던 장면을 사진으로 보니 훨씬 선명하다”며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 뉴스를 보며 큰일이었다는 걸 실감했는데, 사진전을 통해 다시 보니 민주주의를 외쳤던 평범한 사람들 덕에 모두의 일상이 지켜졌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설명 자료 중 ‘케이블타이 수갑’까지 동원됐다는 재연 사진을 보고 “이미 철저히 준비했던 상황이었네”라며 혀를 찼다.

비상계엄 선포 이전부터 촛불집회에 참여했다는 조성진(30)씨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걸 보며 파면 선고 전까지 매주 촛불을 들었다”며 “정부가 바뀌었어도 완전한 청산은 남아 있다. 국민주권이 온전히 실현될 때까지 계속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나규복 광주전남촛불행동 상임대표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눴던 ‘윤석열 내란세력’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이번 사진전을 마련했다”며 “전시를 통해 내란 시도를 똑똑히 기억하고, 내란 세력의 책임을 끝까지 물어 진정한 국민주권 실현과 사회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리며, 광주전남촛불행동은 오는 28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제112차 내란세력 완전청산 광주시민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