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신안동 주민들이 지난달 ‘괴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행정 당국이 키웠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북구 신안동 주민 10여명은 3일 오후 지역 내 한 침수 피해 공장에서 ‘수해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주민들은 사흘간 최대 6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지난달 중순께 마을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를 입은 원인으로 서방천 일부 구간에 설치된 투명 홍수 방어벽과 신안교의 밀폐형 차단막을 지목했다.

방어벽은 광주시가 지난 2023년 서방천 범람 피해를 막기 위해 1.5m 높이로 세운 것이다.

차단막은 북구가 지난해 악취 저감 등을 위해 설치했는데, 두 시설로 인해 빗물이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폭우 당시 신안동 일대 주택과 상가 70여채가 물에 잠겼고 주민 1명은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이에 주민들은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수해대책위원회 구성과 대표 추대 등에 속도를 내며 광주시와 북구에 두 시설 철거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양 기관을 상대로 재산·인명 피해에 대한 민사소송과 형사 고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안동 주민 문종준씨는 “역대급 폭우가 그친지 2주가 넘게 지났지만, 누구도 대책을 강구하지 않아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며 “비가 오면 잠에 들지 못하는 주민들의 요구는 시설물 원상 복구와 피해 보상 단 두 가지”라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