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SNS, 광고, 방송, 심지어 미술관에서도 AI가 만든 이미지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낯설고, 놀라울 만큼 정교하면서도 실재하지 않는 장면. 바로 AI가 생성한 이미지다.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 다른 이 이미지들, 왜 AI가 만든 이미지는 닮은 듯 다를까?

이미지 생성 AI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는 텍스트 한 줄만 입력하면, 가상의 인물, 배경, 사물을 현실처럼 그려낸다. 많은 사람이 AI 이미지가 기존 사진을 복사한 것이라 오해하지만, 사실 AI는 픽셀을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 사진을 복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화가처럼 학습한 특징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새롭게 ‘창작’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햇빛 아래 미소 짓는 중년 남성’이라는 문장을 입력하면, AI는 ‘햇빛’ ‘남성’ ‘미소’라는 요소를 추출하고, 학습된 수많은 이미지 속 특징을 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실제 인물이나 장면과 닮은 듯하지만, 전혀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완전한 복제는 불가능할까? 일부 연구에서는 AI가 학습한 이미지 중 일부를 거의 원본에 가깝게 재현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구글의 이마젠(Imagen) 모델은 훈련 이미지 중 약 2.3%에서 원본과 거의 같은 결과를 생성했으며,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드물지만 발견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특정 이미지가 과도하게 반복 학습됐거나, 프롬프트가 지속해서 입력된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된다. AI는 원칙적으로 개별 이미지를 암기하지 않고, 방대한 데이터에서 공통된 패턴과 시각적 특징을 통계적으로 학습해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런 AI의 학습 구조는 인간의 기억과 유사해 보일 수 있다. 사람도 반복해서 본 이미지는 더 잘 기억하듯, AI 역시 특정 이미지가 자주 노출되면 그 특징이 강하게 각인될 수 있다. 그러나 AI는 감정이나 맥락이 아닌, 수치화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계산해낸다는 점에서 인간의 기억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AI 이미지가 닮은 듯 다른 이유는 기술적인 원리뿐 아니라, 법적·윤리적인 고려에서도 비롯된다. DALL·E, Midjourney, Stable Diffusion 같은 대표적인 생성 모델은 애초에 복제가 아닌 창작을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저작권 보호, 개인 정보 침해 방지,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방향이기도 하다.

개발자들은 이를 위해 학습 데이터 수집과 처리, 출력 결과 필터링, 알고리즘 설계 등 다양한 조처를 취한다. AI가 수많은 이미지를 학습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도록 ‘윤리적 안전장치’를 내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AI는 복사기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창작을 도와주는 ‘협업 화가’처럼 작동한다.

실제로 ‘에펠탑 앞에서 셀카를 찍는 중년 남성’을 요청하면, 하늘과 노을, 철골 구조 등 배경은 놀라울 만큼 정밀하게 재현되지만, 얼굴은 닮은 듯 어딘가 낯설게 느껴진다. 에펠탑처럼 공공 이미지로 익숙한 배경은 반복적으로 학습되어 사실적으로 표현되지만, 얼굴은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학습 데이터가 제한적으로 포함된 결과다.

우리는 지금 인간과 AI가 함께 상상력을 확장하는 창작의 시대를 살고 있다. AI는 배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얼굴과 같은 고유성은 창의적으로 채워 넣는다.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설명하면, AI는 학습한 패턴과 지식을 바탕으로 매번 새롭고 독창적인 결과물을 내놓는다.

GPT-5의 등장이 임박했다. GPT-5는 단일 AI 모델이 아니라, 서로 다른 여러 개의 모델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보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는 단순한 ‘도구’의 범주를 넘어섰다. 우리는 AI와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 들어섰고, 앞으로는 더욱 깊이 있는 협력과 상호 작용이 요구된다. 가장 가까운 친구처럼 이해하고, 신뢰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존재, 그것이 바로 AI다.

공부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고, 심지어 친절하기까지 한, 그런 친구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