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반 맥브라이드作

국내를 대표하는 국제 레지던시 예술공간 호랑가시나무창작소가 국내외 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8월21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2025년 상반기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자리로 국적과 장르, 언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광주 한복판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오는 30일에는 작가들의 작업 공간을 개방하는 ‘오픈 베이스먼트’(Open Basement)와 더불어 영화감독 이재환을 비롯한 임형섭, 신디 장, 크리스토프 무게의 작품을 상영하는 ‘타이니 필름 스크리닝’(Tiny Film Screening)도 예정돼 있어 관람객과의 다채로운 접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같은 날 진행되는 아티스트와의 대화 ‘토킹 익스비션’(Talking Exhibition)은 작가와 관객 간의 대화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나눌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꾸며진다.

이번 릴레이 전시에는 중국의 위안 린(Yuan Lin), 스웨덴·독일 국적의 크리스토프 무게,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시오반 맥브라이드, 대만 출신 파오 렌 쿵,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기반의 루스 마분, 그리고 국내 작가 서영기까지 총 여섯 명이 참여한다.

서영기 작가와 시오반 작가의 협업 드로잉

이미 전시를 마친 위안 린의 ‘대박 Daebak’과 크리스토프 무게의 ‘If the Spirits Come’에 이어 현재 시오반 맥브라이드의 개인전 ‘Homebody’가 오는 30일까지 진행 중이다.

뉴욕 자택과 주변 풍경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 태어나 다른 나라에 입양된 개인의 서사를 통해 ‘집’이라는 장소에 깃든 기억과 정체성의 층위를 탐색한다. 특히 동시 입주 작가인 서영기와의 협업 드로잉, 사운드 아티스트 케일럽 해먼드(Caleb Hammond)의 공간음향 작업이 더해져 감성적인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이어지는 전시로는 파오 렌 쿵의 ‘The space itself and the materiality’(8월3-10일)와 루스 마분의 ‘The black ink is coming’(8월14-21일)이 예정돼 있다.

파오 렌 쿵은 전시장 글라스폴리곤 자체의 구조와 물질성에 집중해 추상적 형태로 공간을 재해석하며, 루스 마분은 회화와 일러스트를 넘나들며 여성성, 감정, 공동체의 기록을 풀어내는 작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신화와 광주 체류 경험이 교차하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랑가시나무창작소 측은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 매체를 지닌 작가들이 광주라는 공간에서 교류한 흔적을 공유하는 전시”라며 “특히 30일 열리는 특별 프로그램은 일반적인 레지던시에서는 보기 드문 기획으로, 예술을 통해 지역과 세계가 대화하는 살아 있는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