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 서구의회에서 공익소송 지원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5개 자치구 주민 모두 주소지 행정 당국으로부터 관련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앞서 해당 사업을 시행했던 자치구 대부분 수년째 신청 건수가 한 건도 없었던 터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홍보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2021년 7월 광산구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남구, 2023년 7·9월 북·동구에서 각각 공익소송 비용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서구는 지난달 20일 임성화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오는 14일 공표한 후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각 조례는 모두 구민의 공익 보호와 관련해 발생하는 각종 법률문제에서 권리 보호와 구제를 위해 소송 비용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지원 대상은 소송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구민이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사건과 중요한 사회적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권리로 인정받지 못한 사건 등이다.

단, 구를 상대로 하는 소송은 종류와 무관하게 지원 대상이 아니다.

비용은 심급별로 1천만원 이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는 변호사 선임비와 패소 시 부담하는 비용이 포함된다.

이를 지원 받고 싶은 주민은 주소지를 둔 자치구에 신청서를 내면 된다.

이후 각 자치구들은 자체 지원위원회를 열어 지원 대상이 맞는지 심의·결정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쳐 광산구는 현재까지 4건에 대해 소송 비용을 지원해 왔다.

세부 항목은 ▲송정 숲안애2차 아파트 보증사고(350만원) ▲첨단 중해마루힐 주차타워상가 분양대금(700만원) ▲선운 해광샹그릴라 근저당 말소(600만원) ▲항공장애표시 등 부당이득금(880만원) 등이다.

이 밖에도 광산구에는 2023년 9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불법 등기 국가배상청구 지원 요청이 들어왔으나 이것들은 기각됐다.

반면 광산구를 제외한 남·북·동구는 조례 제정 후 짧게는 약 2년, 길게는 4년 동안 신청 건수가 한 건도 없었다.

이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 미흡과 함께 조례 제정 시 의회와 집행부의 실효성 분석 및 고민이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재만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좋은 취지의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행정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업이 단순히 치적 쌓기용과 전시성 행정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와 활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안재영·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