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호남고속도로 동광주-광산IC 확장 공사 논란, 영산강 익사이팅 존 사업 관련 시청 압수수색, 준공영제 시내버스 전면 파업,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공사 지연, 이재명 대통령 호남 타운홀 미팅 전략 부재 등 온갖 악재에 휩싸였다. 강기정 시장은 7월 정례조회에서 최근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했다. 숨고를 틈도 없이 이번엔 거액의 배상금을 떠안을 수 있다는 구설에 휘말렸다. 해당 사안은 이귀순 시의원이 임시회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 질문을 해 불거졌다.

이 의원은 “소송이 아닌 중재를 수용한 결정 과정의 정당성, 합의 과정에서 배상 산정 기준 범위를 사전에 명확히 설정하지 않았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사연인즉 광주시는 가연성 폐기물 연료화 시설(SRF) 합작법인 청정빛고을과 나주 열병합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 중재를 진행하던 중 대표사인 포스코이앤씨 측으로부터 2천100억원을 물어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원회는 중재 절차 종료와 사법적 판단을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청정빛고을 측의 손실 발생 사유가 대부분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업의 이윤 추구로 볼 수 있지만 시민 삶과 직결된 공공사업이라는 점에서 윤리의식 부재는 안타깝다. 시의회의 비판처럼 경영 오판과 운영 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설령 광주시에 귀책 사유가 있다고 해도 느닷없이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를 청구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초 신청액 78억원에서 27배 증액됐다. 상식선을 넘어섰다. 흡사 덤터기 씌우는 행태다.

어설픈 광주시 행정이 눈총받고 있다. 분쟁을 빨리 해결하기 위해 중재를 선택했으나 결과적으로 더 꼬이고 말았다. 제대로 알리기는 커녕 이례적으로 금액이 눈덩이로 불어나기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첨예한 이해 다툼에서 신뢰 훼손을 제기한다고 해도 실익이 따를지 모르는 일이다. 민선8기 마지막 4년차에 접어들었다. 재선 도전이 거론되는 마당에 강기정 시장의 심정은 더욱 타들어가고 있다. 강 시장은 조회에서 공직자들에게 감사와 의기투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시민들은 3년 성과를 바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는 약속을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