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대치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추경예산안 심사 등을 놓고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국무총리 인준의 경우 민주당이 단독 처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져 집권 초기부터 극한 대결이 예상된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여야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은 야당이 김 후보자 지명 철회·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이를 ‘새 정부 국정 발목 잡기’로 규정하고 있어 앞으로도 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당은 보고서 채택이 최종 무산되면 30일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인준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167석)과 범여권 정당 의석수를 고려하면 국민의힘 동의 없이 김 후보자 인준안 표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각종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부적격 인사’라며 지명 철회와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두고는 ‘거대 여당의 폭주’라고 맞서고 있다.

추경안 심사도 정치판에 지뢰를 깔아놓은 형국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30일 종합정책질의를 시작으로 이번 주 본격적인 추경안 심사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침체한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6월 임시국회 내인 7월4일까지 추경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인식대로 경기 침체 국면에서 추가 재정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경제 회복을 위해 추경안을 최우선 처리할 방침이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이번 정부 추경안을 ‘현금 살포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전방위 공세에 나설 태세다.

특히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역사랑상품권 등의 예산은 최대한 삭감하고 소상공인·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 채무조정 패키지’에 대해서도 성실 납부자의 박탈감·역차별 소지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주요 법안을 재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른바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지지를 받는 상법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할 방침이다.

상법 개정안과 달리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은 야당과 추가 논의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양곡법 등 농업 관련 법안은 ‘8-9월 수확기 전’을 처리 시한으로 삼았다.

공영방송 이사회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역시 일방 추진보다는 여야간 합의를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