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상임위원회가 광주시의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광천 에코브릿지 조성’ 등 실효성 부족 사업들과 지방채 남발, 행정 편의주의 사업들에 대한 예산을 무더기 삭감했다.

25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광천 에코브릿지 조성’을 위한 설계공모·보상비 2억1천만원을 전액 삭감 의결했다.

광주시가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신세계백화점과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현대백화점 사이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공중육교를 설치하는 것으로 총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보행 시간을 기존 19분에서 10분으로 단축시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1분 단축에 17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시민 의견 수렴이나 보행 수요 조사 등 기본적인 사전 검토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김용임 의원은 “육교 기능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으며, 임미란 의원은 “사업의 명확한 목적을 설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박필순 의원도 “지상 보행 동선 체계 마련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고, 강수훈 의원은 “사전 조사가 부실한데다 정작 집행부에서도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그린스타트업조성사업 74억원 중 29억원이 삭감됐다. 삭감된 사업비는 기존 본예산에서는 일반회계 재원이었으나 이번 추경안에서 지방채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심철의 의원은 “예산 전용의 끝판왕”이라며 “기금을 집행부 쌈짓돈처럼 사용하려는 의도로 의심된다”고 날을 세웠다.

심 의원은 “공공시설 설치·운용기금의 여유 자금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이동시키며 ‘예탁금’이 아닌 ‘예치금’으로 표기했다”며 “재정운용 적정성 측면에서 부절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자치위원회에서는 신활력추진본부가 추진 중인 문화전당-월봉서원 연계 문화기반구축사업(2단계) 37억원이 삭감됐다.

이귀순 의원은 “광주시가 중기지방재정계획에도 없는 지방채를 사전 설명 없이 편성했다”며 “총칙 변경이나 의회 보고 없이 지방채 한도를 상향한 것은 명백한 심의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세입 부족을 이유로 지방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행정 편의주의가 반복되고 있다”며 “결국 시민이 떠안게 되는 빚”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상임위에서 삭감된 예산안은 향후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심의를 통해 부활할 가능성이 있어 심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