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광천권역 특별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광천 에코브릿지(공중보행로) 조성사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보행 시간을 기존 19분에서 10분으로 9분 단축시키기 위해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타당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광주시의회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시의회는 ‘광천 에코브릿지 조성사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광천 에코브릿지 조성사업’은 신세계백화점과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현대백화점 사이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공중육교 설치를 골자로 한다.

총 1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실효성과 시민 공감대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광주시는 이번 1회 추경안에 공모비와 보상금 명목으로 2억1천만원을 신규 편성했으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원은 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과정에서 확보되는 공공기여금 4천396억원(현금+현물)을 활용할 계획이다.

광주시가 제시한 사업 효과는 백화점 간 도보 소요 시간을 기존 19분에서 10분으로 단축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만 놓고 보더라도 ‘1분당 17억원’이라는 고비용 구조가 드러난다. 단순히 보행 시간 절감을 위한 육교 신설에 15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시의회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시민 의견 수렴이나 구체적인 보행 수요 조사 등 사전 조사가 선행되지 않았으며, 실제 얼마나 많은 시민이 해당 구간을 도보로 이동할 것인지에 대한 기초적인 검토조차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할 공공사업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절차 없이 계획이 수립됐다는 게 시의회의 판단이다.

앞서 지난 1월 시의회가 주최한 ‘광천권역 교통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교통·도시 전문가들은 광주시의 에코브릿지 계획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참석자들은 “자동차 중심의 교통 인프라를 상징하는 공중 육교보다는 지상 보행 체계(그라운드베이스)를 우선 구축해야 한다”며 광주시의 ‘대자보 도시(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 도시)’ 정책 방향과의 정합성 확보를 촉구했다.

시의회는 “최근 10년 간 보행 이용률 저조 및 구조물 기능 저하 등을 이유로 총 15개소의 육교(동구 2개소, 서구 3개소, 북구 7개소, 광산구 3개소)가 철거됐으며 2021년엔 광주 최초의 중앙보행육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며 “이러한 추세 속에서 ‘에코브릿지’라는 새로운 육교 설치 사업 추진은 광주시 도시교통정책 방향과도 상충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의회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전문가와 시민, 자치구 간 협의를 통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