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공사를 마친 삼산주조장 내부 모습.

3대째 좋은 술을 만들겠다는 신념 하나로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해남 ‘삼산주조장’이 쌀 소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와 상생하고 4대 계승을 위한 밑거름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4일 삼산주조장에 따르면 한홍희(57) 대표의 조부가 지난 1950년 해남군 삼산면 고산로에 설립한 것을 한 대표가 이어받아 막걸리를 빚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018년 홀로 가업을 이어가던 고령의 어머니를 대신해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서울에서 다니던 금융회사를 그만두고 막걸리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의 아내 이혜옥(57)씨가 2년 먼저 내려와 막걸리 제조 비법을 배웠으며 이씨는 전문성을 갖기 위해 전통주 관련 자격증도 취득해 남편을 도왔다.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든 한 대표는 이곳에서 조부때부터 70여년간 주조장을 운영해 오다 보니 노후화된 건물과 제품의 안전을 위해 체계적 시설이 필요해 전통식품 산업화 지원을 받아 지난 2020년 신축과 현대화를 완료했다.

이렇듯 긴 역사를 자랑하는 삼산주조장의 주력 상품은 은은한 당귀향과 목 넘김이 깔끔한 ‘해남삼산생막걸리 6도’와 ‘해남찹쌀생막걸리 9도’, ‘해남찹쌀생막걸리 12도’ 등 3가지다.

6도 막걸리는 대대로 조부때부터 내려오던 전통주로 쌀과 밀의 적절한 배합과 당귀를 함께 숙성해 만드는 생막걸리로 지역에서는 해남 농부가 사랑하는 삼산 막걸리로 통한다.

이 같은 막걸리에 들어가는 쌀은 해남 쌀만을 고집해 사용하고 지난해 기준 약 16t 정도를 소비했으며 올해는 매출이 조금 늘어 더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품의 대부분은 해남지역 하나로마트 등과 삼산주조장에서 직접 판매되고 지역을 제외한 전국 모든 곳에 택배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또 9도, 12도 막걸리는 한 대표와 그의 아내가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젊은 세대들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코로나 시기 찹쌀과 멥쌀을 통해 만든 신제품이다.

이들 막걸리는 기존 막걸리들과 차별화에 집중한 제품으로 술맛이 깔끔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아무리 먹어도 다음날 숙취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결과 9도 막걸리가 2022년 남도 전통주 품평회 탁주부문 최우수상 수상을 시작으로 올해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 탁주(고도)부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술 품평회는 지난 2010년부터 우리술의 품질향상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주관해 매년 진행하는 전통주 경연대회다.

이렇듯 전국적인 인기에 힘입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삼산주조장의 앞으로 계획은 4대를 이어 계속해 사랑받는 막걸리 회사가 되는 것이다.

한홍희 대표는 “이달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우리술 대축제에 참가한 결과 우리술 품평회 대상인 9도보다 12도가 더 인기를 끌어 완판됐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 12도 막걸리도 시상할 수 있는 것이 1차 목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들이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전통주에 관심이 많아 가업을 4대째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충분히 만들어 주고 싶다”며 “지금의 바람은 아들이 가업을 잘 이어 좋은 모습으로 지역민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라고 말하며 인자한 웃음을 지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