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의 응원가를 내년에도 야구장에서 들을 수 있을까?

외국인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가 내년 시즌 KIA 타이거즈의 성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용병 타자 소크라테스의 거취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22년 KIA에 입단한 그는 3년 통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266득점, 장타율 0.491을 작성하며, KBO를 대표하는 외국인 타자로서 우뚝 섰다.

올 시즌은 3할 타율(0.310), 26홈런, 97타점, 92득점, OPS(출루율+장타율)는 0.875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3할 타율(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통산 12번째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럼에도 내년에 KIA에서 뛸 수 있을지는 현재로썬 미지수다.

그는 시즌 초반 한때 타율 2할 중반대에 머물러 퇴출설에 휘말리는 등 입지가 크게 흔들린 바 있다.

특히,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되는 파괴력 부족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먼저 소크라테스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을 지탱하는 꾸준한 클러치 능력이다.

KBO 데이타에 따르면 그는 경기 전반에 걸쳐 고른 타율을 기록했다.

이닝별 타율은 1-3회 0.291, 4-6회 0.325, 7-9회 0.312로 매우 좋다. 그중, 4-6회엔 장타율(0.565)도 가장 높아 경기 중반에 가장 큰 임팩트를 남겼다. 이는 상대 투수들이 교체되거나 집중력이 높아지는 시점에서도 꾸준한 생산력을 보여준 대목이다.

또한, 동점 상황에서는 강력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7-9회 동점 상황에서 타율 0.471(17타수 8안타), 장타율 0.529를 기록하며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빛을 발했다. 이러한 클러치 능력은 상대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며 팀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그의 약점은 경기에서 팀이 불리한 상황일 때 도드라진다.

일례로 팀이 1점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의 타율은 이닝별로 1-3회 0.267(15타수 4타수), 4-6회 0.280(25타수 7안타)이고, 특히 7-9회엔 타율(20타수 5안타)과 장타력이 0.250으로 가장 낮다.

이는 경기 후반 결정적인 순간에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타자에게 요구되는 장점 중 하나는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장타력과 홈런 생산 능력이다.

소크라테스의 올시즌 장타 기록은 홈런 26개, 2루타 30개, 3루타 3개로 리그 전체 10위 내의 안정된 장타율(0.516)을 자랑한다. 하지만 경기 후반(7-9회) 1점차 열세 상황에서는 단 1개의 장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후반 이닝 프레셔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의 집중력은 아쉽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그러나 그의 공헌도를 그저 타격 지표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소크라테스는 타격 외에도 수비와 주루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며 팀 전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3년 연속 10도루 이상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로서는 드문 주루 능력을 보여줬고, 수비에서도 넓은 커버 범위와 빠른 발로 외야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공격적인 파괴력이 간혹 아쉽지만, 공수주를 모두 겸비한 ‘만능 선수’라는 점은 KIA로서 쉽게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춘 용병을 또 데리고 올 수 있을지 구단 수뇌부가 분명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KIA 관계자는 “올해 팀이 우승하는 데 있어서 그의 뛰어난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며 “모든 가능성과 판단을 열어두고,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KIA가 소크라테스와의 동행을 선택할지, 아니면 새로운 선택지로 눈을 돌릴지, 그 결과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