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목사 역 왕시명 배우(왼쪽)와 문익환 배우자 박용길 역 이나영 배우.

고 문익환 목사의 끝나지 않은 민주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뮤지컬이 마련됐다.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의 문익환 목사 서거 30주기 기념 뮤지컬 공연 ‘늦봄의 길’이 오는 23일 오후 7시 빛고을시민문화관 2층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광주문화재단 민주주의 상징 문화콘텐츠 제작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문 목사의 생애 중 1970년대와 1980년대 시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꽃다운 젊은 청춘들의 사랑과 꿈, 우정을 담은 1막과 문 목사가 민주구국선언문 작성으로 투옥되는 장면부터 문 목사의 아내인 박용길 장로(이나영 배우)를 필두로 투옥자 아내들인 공덕귀(장유정 배우), 이희호(오하은 배우), 페이문(김재인 배우)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장면까지 담고 있는 2막으로 구성됐다.

실제 구속자 가족들은 옥바라지를 하며 기독교에서 고난과 승리를 상징하는 보라색 옷을 입은 채 부채와 우산 등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시대의 탄압에 맞서는 다양한 모습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모은다.

이밖에도 국가 현실에 통탄하는 인물인 한지영(양희연 배우), 민주구국선언을 낭독하는 이우정 장로(정채린 배우), 한겨례·박성현·전한별·박예음·고은미 배우가 나서 격동의 시기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낼 예정이다.

공연 연출·각색을 맡은 황자람 연출가는 기존 역사적 사실을 다룬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켜 극의 서사성을 더했다. 여기에 단순한 극 전개를 위한 대본이 아닌 새로운 장면과 인물을 통해 당대 행해졌던 임시검문, 분신자살사건 등 시대의 초상들을 보다 몰입감 있게 다루고자 했다.

앞서 ‘늦봄의 길’은 2021년 낭독콘서트 형식으로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경기도 성남과 화성에서 갈라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노희용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고 문익환 목사 서거 30주기를 맞아 기획한 뮤지컬 작품을 통해 그의 삶과 사랑, 암울했던 70-80년대 민주화를 향한 의지를 만나보길 바란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과거에 어떤 희생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관람은 13세 이상이며 관람료는 S석 1만원, A석 5천원이다.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광주문화재단 시민생활문화팀(062-670-7443)으로 문의하면 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