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내 전기차 충전기 화재 대비 전용 소화장비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비례)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학교 전기차 충전소 시설 설치현황’에 따르면 38개 대학 중 전용 소화 장비를 배치한 곳은 9곳이다.

전국 국립대학 38곳의 전기차 충전기는 1천11개이나, 전기차 충전기 주변 소화장비 배치는 196개(19.3%)에 불과했다.

이 중 전기차 화재를 효율적으로 진화할 수 있는 배터리 화재용 소화기·질식 소화포 등은 59개(5.8%)뿐이다. 나머지는 일반 분말 소화기를 배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대학교의 경우 전기차 충전기는 옥외 84개, 옥내 3개 등 총 87개이나 소화 시설은 일반 분말 소화기 29개에 그쳤다. 배터리 전용 화재 소화기 등은 갖추지 못했다.

광주교육대학교에는 옥외에 전기차 충전기 7개가 있는데, 전용 소화시설은 물론 일반 분말 소화기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인천 청라아파트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국립대학 중 소화기 추가 배치·충전소 전수 점검 등 추가 조치를 시행한 곳은 7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대학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관계자는 “이달 초 전기차 배터리 전용 소화기 10대를 구매해서 확보한 상태”라며 “다만 고가 소화기의 분실 위험 등으로 전기차 충전기 인근이 아닌 학내 상황실에 배치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최근 5년간 국립대학 화재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17건에서 2023년 27건으로 증가 추세이며 올해 8월 말 기준 25건이 발생했다.

5년간 발생한 화재 사고 총 126건 중 화재 사고가 가장 많았던 대학은 서울대 40건, 전남대 20건, 전북대 9건 순이었다.

화재 사고 가운데 전기차 관련 사고는 1건으로 지난해 8월 공주대 천안캠퍼스에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개봉 중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찰과상을 입었으며 1천869만원의 재산피해가 있었다.

정을호 의원은 “전기차 화재는 일반 화재와 달리 초기 진화가 어려운 만큼, 충전기 인근에 반드시 소화 장비를 배치해야 한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옥내 충전기 주변에는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 장비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어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위해 전기차 충전기 관련 화재 대응 체계를 철저히 점검하고, 전용 소화 장비를 배치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김다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