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장현 영광군수 예비후보가 지난 19일 오전 전남 영광군 홍농읍 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16 영광군수 재선거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1야당, 제2야당 대표가 모두 지역 민심을 잡기 위해 선거 전면에 등판했기 때문이다.

특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월세살이’를 통해 영광·곡성에 상주하며 바닥 민심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텃밭 사수를 위해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영광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맞불’을 놓을 예정이어서 정치권이 재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민주당 전남도당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23일 오전 10시30분 장세일 영광군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다.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주철현 전남도당 위원장, 장세일 예비후보, 박지원·이개호·신정훈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영광·곡성 후보자 윤리서약식·정책협약식에 참석하고 영광터미널시장에서 민생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오후 2시엔 영광농협 대회의실에서 쌀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를 갖는다.

기초단체장 선거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민주당 지도부가 사실상 영광군수 재선거 총력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 정가에서는 월세방까지 얻고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 ‘올인’하고 있는 조국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민주당 영광군수 재선거 선거대책위원장은 5선의 박지원 의원이 맡고 있다. 박 의원은 매주 주말 영광 현지를 찾아 표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청래 국회의원도 영광군수 재선거에 힘을 보탤 태세다.

추석 전까지만 해도 재선거에 자신감을 보였던 민주당이 총력 지원으로 태세를 전환한 것은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추선 전부터 영광·곡성에 월세방을 얻어 직접 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 첫 최고위원회의도 혁신당 장현 예비후보 사무실에서 열었다. 조 대표는 지난 21일 장현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도 참석해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영광군수 재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1당 체제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데다, 민주당 경선 과정의 잡음, 조국 대표의 올인 전략까지 맞물려 영광지역 표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영광군수 재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는 선거 결과가 2026년 지방선거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텃밭에서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생채기를 낼 수 있고, 호남 정치 붕괴에 실망한 지역민 여론이 급속하게 민주당에 등을 돌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조국혁신당 입장에선 민주당을 꺾고 영광군수 선거 승리를 쟁취할 경우 2년 후 지방선거에서도 호남 패권을 놓고 민주당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만큼 비례정당의 한계를 넘어 당세를 확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와 조국혁신당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기록한 만큼 민주당 내에선 텃밭인 영광군수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 의식이 적지 않다”며 “본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양 당 모두 영광군수 선거에 화력을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