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과 만나 그간 못했던 대화도 나누고 좋은 시간 보내려고 해요. 늘 고향이 그리웠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5일 오후 광주남구가족센터에서 열린 ‘다문화가정 고향 방문 환송식’에 참석한 중국 하얼빈 출신의 류야루(43·여)씨는 9년 만에 고향 집 방문을 앞두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다문화가정 고향 방문 환송식은 광주남구가족센터가 지난 2011년부터 센터 이용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가정형편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결혼 후 모국을 방문하지 못한 이주 여성의 고향 방문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중단했고 2021년에는 고향 방문 대신 이주 여성 고향에 의약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류씨 가족을 비롯해 김순옥 남구 부구청장, 광주남구가족센터 및 남구청 관계자 등 10여명이 함께 했으며 왕복 항공권 및 선물 전달식, 기념촬영 등이 이뤄졌다. <사진>

류씨는 남편 김인호(58)씨, 두 아들과 함께 오는 8월4일 중국 하얼빈으로 향해 17일까지 2주간 고향에 머문다.

류씨와 남편 김씨는 지난 2008년 4월께 김씨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중국 한족 출신인 류씨는 언어 차이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결혼에 성공했다.

이후 서류와 절차상의 문제로 한국 이주에 4개월여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이때 김씨가 “한국에서 살 때를 대비해 조금이라도 공부를 해두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한국어를 공부했다.

류씨는 “한국에 왔는데, 어느 정도 간단한 의사소통이 돼 신기하면서도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슬하에 자녀 두 명을 뒀으며, 2015년 가족들과 함께 중국에 다녀왔다.

코로나19 전인 2020년 류씨의 어머니가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류씨는 나고 자랐던 곳과 다른 가족들이 보고 싶어 고향을 그리워했다.

남편 김씨는 “최근 아내의 외증조할아버지가 작고하셨는데 상중에 찾아뵙지 못해 산소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또 아내 20대 시절에 돌아가신 장인어른 산소에도 가 그간 안부를 전하고 인사를 드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녀들도 영상 통화가 아닌 실물로 할머니를 볼 수 있게 돼 기뻐하고 있다”며 “고향 방문을 지원해 준 광주남구가족센터와 남구청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고향에 가는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