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홍률 목포시장이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받았으나, 같은 혐의로 별도 기소된 부인이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직위상실 기로에 섰다.

직위 유지 차원에서라도 대법원 상고가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 달부터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항소심 중인 전남지역 다른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선고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고법 형사1부(박정훈 부장판사)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박 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박 시장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TV 토론회에서 특정인의 개입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도 적용됐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혐의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하지만 이날 앞서 자신의 부인이 1심과 달리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박 시장은 직위 상실 기로에 놓였다.

광주고법 형사1부는 전·현직 목포시장 부인 등 6명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박 시장의 부인 A씨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종식 전 목포시장의 부인 B씨 등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벌금형을 선고한 1심 유지 판결을 내렸다.

A씨 등 3명은 6·1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21년 11월 B씨에게 금품(새우 15상자·현금 100만원)을 요구해 받은 뒤 되려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는 등 ‘당선 무효’를 유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A씨는 공범 2명과 공모를 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달리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공범으로 보이는 이들과 수시로 통화했는데, 그 내용은 B씨의 현금 수수와 관련된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며 “A씨가 ‘지시했다’고 보긴 어렵더라도, 내용을 보고 받았다는 점에서 공모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 시장 부부는 선고 후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공직선거법상 당선자의 배우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 받을 경우 당선자도 직위를 상실함에 따라 대법원 상고가 전망되고 있다.

한편 광주고법 형사1부는 다음 달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중인 이병노 담양군수 등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을 연다.

이 군수는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군수 결심 공판 후 다음 날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항소심 중인 박우량 신안군수에 대한 선고가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에서 이뤄진다.

선출직 공직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외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직위를 상실하는데, 박 군수는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받았다.

이 밖에도 오는 9월26일 광주고법 형사1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9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우승희 영암군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