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영화 한마당이 광주극장에서 펼쳐진다. 광주극장은 오는 26일부터 예술가·고전·한국독립영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먼저 보티첼리·제프 쿤스·자히아 지우아니 등 예술가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눈길을 끈다.

오는 26일 ‘보티첼리. 피렌체와 메디치’가 관객들의 꾸준한 재상영 요청에 힘입어 극장에 내걸린다. 르네상스 미술의 상징이자 천재화가 보티첼리의 예술 세계, 그를 후원한 메디치 가문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린 다큐멘터리다. 영화에서는 보티첼리의 대표작 ‘불굴의 용기’, ‘성모자와 다섯 천사’, ‘봄’, ‘비너스의 탄생’ 등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여준다.

이어 다음달 1일부터는 ‘제프 쿤스. 그 은밀한 초상’이 상영된다. 최근 3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이며 논란의 대상이 된 작가 제프 쿤스의 삶과 브랜드 뒤 존재하는 이면의 세계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제18회 로마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돼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다음달 7일에는 프랑스에서 단 4%뿐인 여성 지휘자 가운데 ‘자히아 지우아니’ 실화를 다룬 영화 ‘디베르티멘토’가 상영된다. 1995년 파리, 이민자 가정 출신의 17살 자히아 지우아니가 꿈을 향해 자신만의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를 결성하면서 세상과 하나 되는 이야기를 담은 감동 실화다.

시간이 흘러도 빛을 발하는 고전 명작들도 관객들과 만난다.

2014년 개봉해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은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이 10년 만에 재개봉한다. 광주극장에서도 개봉 10주년을 맞아 오는 27-29일 특별상영회를 연다. 어릴 적 부모를 여의고 말을 잃은 채 살아가는 피아니스트 ‘폴’이 이웃인 마담 프루스트 집을 방문하면서 겪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오는 28일에는 톰 크루즈 주연, 토니 스콧 감독의 ‘폭풍의 질주’가 상영된다. 과거 명성을 떨친 레이서 해리는 자동차 경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콜(톰 크루즈)을 알아보고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그러나 경쟁자 로디와의 경주에서 큰 사고를 당한 콜은 슬럼프에 빠지는 한편, 병원에서 만난 클레어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31일에는 아버지를 도와 양봉을 치는 12살 소녀 ‘젤소미나’의 마법 같은 여름을 그린 영화 ‘더 원더스’가 개봉한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양봉 농가 출신인 감독의 자전적인 요소가 진하게 녹아 있는 작품이다.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감독 오즈 야스지로 기획전은 다음달 3일부터 25일까지 광주극장에서 열린다.

상영작은 부녀간 세밀한 감정을 특유의 정제되고 정갈한 미장센으로 표현한 ‘만춘’, 소원해진 부부 관계를 일상 음식을 통해 풀어낸 ‘오차즈케의 맛’, 뛰어난 작품성으로 영화 역사상 위대한 반열에 오른 야스지로의 대표작 ‘동경이야기’까지 총 3편이다.

서포터즈·장애인·조선인 여공 등 다양한 소재의 한국독립영화 4편도 관객들을 기다린다.

31일에는 2004년 K리그를 뒤흔든 안양 LG치타스 연고지 이전 사태 이후, 팀을 되찾기 위해 나선 서포터즈 RED의 여정을 담은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이 개봉한다.

하반신 마비 여성 장애인 ‘미숙’의 삶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 ‘똥 싸는 소리’는 다음달 1일부터 만나볼 수 있다. 조재형 감독의 장편영화로, 갑작스레 장애인이 된 조 감독의 당당한 복귀를 위해 광주 영화 스태프들이 한마음으로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와 ㈔실로암사람들이 공동제작했다.

다음달 7일에는 씨네아스트 박석영 감독의 신작이자 다섯 번째 장편 ‘샤인’이 스크린에 걸린다. 할머니를 떠나 보내고 혼자가 된 열여섯 살 ‘예선’ 앞에 엄마에게 버려진 여섯 살 ‘새별’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일제강점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본 방적 공장에서 일했던 조선인 여공들의 삶과 노래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상영시간 및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를 확인하면 된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