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을 대대적으로 알렸던 ‘빛의 읍성’에서 개관 한 달 만에 누수가 발생한 데 이어 또다른 하자가 발견됐다.

신축 조형물에서 연이어 하자가 발생한 것도 문제지만, 광주 동구청의 “임시 운영 중이라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정식 개관 전까지 해결하면 된다”는 말바꾸기는 행정의 신뢰성을 깨는 태도여서 빈축을 사고 있다.

22일 동구에 따르면 지난달 3일 ‘빛으로 쌓은 광주읍성 제5의 문 ‘빛의 읍성’ 개관’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해당 자료의 골자는 같은 달 4일 정식 개관식을 갖고 광주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빛의 읍성은 야간관광 구축 사업인 ‘빛의 로드 도심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의 첫 번째 프로젝트 결과물로 총 사업비 45억원(국비 20억원·시비 10억원·구비 15억원)이 투입돼 문화전당로 38에 조성된 체험형 조형물이다.

운영 시간은 매일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로, 이 기간 총길이 94.4m, 높이 7.29m, 폭 5.9m 규모의 LED 스크린에 ▲제5의 문 ▲빛의 성벽 ▲답성 브릿지 ▲성돌 구름 등의 미디어 아트 영상이 상영된다.

하지만 개관식을 가진 지 한 달도 채 안된 시점에 빛의 읍성과 함께 설치된 우물 주변과 계단 밑 등에서 물이 새는 등 하자가 발생했다.

이에 동구는 지난달 25일 보수 작업에 착수, 이달 16일 공사를 마쳤다. 이 기간 동구는 LED 스크린 일부에서 미디어아트 영상이 제대로 상영되지 않는 문제를 처음 발견해 시공사를 통해 복구를 완료했다.

이후 동구는 17일 자체적으로 예비 준공검사를 실시했고,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다 지난 19일 LED 스크린에서 처음 문제가 발견됐던 부분이 아닌 다른 곳에서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 현재 시공사에 보수작업이 요청된 상태다.

이에 지역민들 가운데선 ‘부실 공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민은 “정식 개관식 당시 현장에 있었다. 임택 동구청장은 등 많은 이들이 참석했었다”며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LED 스크린에서 붉은 한 줄이 나타나는 현상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관에서 스크린이 고장난 상태로 상영을 계속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하자는 개관 후에도 있을 수 있지만, 운영을 시작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기라서 공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지난달 4일 가졌던 개관식은 ‘정식’이 아니라 ‘임시 운영’을 알리는 행사였다”며 “오는 26일까지가 유지·보수 기간이라 그 사이 생긴 문제는 ‘하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예비 준공검사를 오전에 실제 가동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해 LED 스크린에 발생한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며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정식 운영’까지 보수를 마쳐 문제가 없게 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장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