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더불어민주당으로 구성된 광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자리다툼으로 눈총을 맞고 있다. 앞서 자체 경선을 통해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후보를 각각 결정했지만 본회의 투표에서 의원들의 무효와 기권이 속출하는 등 파행을 노출하고 있다. 광주시당은 ‘경선 결과를 준수하라’고 경고장을 보냈다. 1당 독점의 목불인견 행태가 도를 넘어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광주시당은 “당론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당헌·당규에 따른 후속 조치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는 명진 교육문화위원장 후보가 1·2차 모두 전체 23표 중 과반(12표)을 얻지 못하며 낙마한 사례를 겨냥한 것으로, 3차 투표를 예정하고 있어서다. 낙선자에겐 3번의 기회다. 아울러 안평환 행정자치위원장 후보, 최지현 환경복지위원장 후보, 박필순 산업건설위원장 후보도 겨우 과반을 넘겼다. 시의회 개원 최초의 여성 의장에 오른 신수정 후보의 경우도 찬성 16표를 받았으나 무효 4표, 기권이 3표였다.

시의회는 민주당이 21명를 차지하고, 국민의힘과 무소속 각 1명이다. 절대 다수를 점하는 민주당의 책임 정치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의장과 상임위원장 개인으로도 리더십에 부담을 떠안았다. 시의회는 전반기 활동 역시 전문성 등 자질 부족과 함께 집행부 견제가 미흡했다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실망감은 물론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의회의 자율, 독립성을 침해한 월권으로 광주시당의 개입도 꼴불견이다. 민주적 선거 절차를 무시하고 비밀투표의 원칙을 무너뜨렸다는 지적이 거세다. 2년 뒤 선거를 앞두고 군기 잡기, 줄세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광주의 지역 구도가 유지되면서 여러 폐해를 낳고 있다.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고 계파 갈등이나 감투 쓰기에 연연하는 것이다. 기초의회의 사정도 비슷한 양상이다.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 주민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다. 광주시의회의 분열이 심각하다. 상당한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 피해는 또 시민들에게 돌아갈 게 불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