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휠 것 같은 삶의 무게여~ 이 한 구절이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노래 전부입니다.”

노래방에 가면 가창력 있고 감정 잘 넣어서 부르는 동네 언니들의 18번, 백창우 작곡가가 19살에 작사 작곡한 노래, 가수 임희숙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다.

사단법인 코라시아로드런 모임에서 매주 월요일 광주의 창작음악인들과 함께 시인, 철학자, 음악인 등을 모셔서 예술로 한반도 평화의 길을 내는 궁리를 하고, 창작하며 살아가는 삶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해서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

7월8일 저녁 동명병원 10층에 모여 ‘시는 어떻게 노래가 되는가?’에 대한 백창우 선생의 시와 노래 이야기를 들었다. 정답은 없다. 당신이 가장 재밌는 문장 하나가 노래가 되도록 발견하고 흥얼거리며 날마다 계속 놀면 된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고유한 시선과 소리와 느낌이 있는데 어떻게 정답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 자신만의 고유한 감각으로 세상을 다양한 시선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낀 짧은 글에서 노래를 시작하는 게 백창우의 창작 법이다. 그는 대화 중에 기타를 들고 ‘울 데가 없다’라는 노래를 불렀다.

“할머니 어디 가요? / 예배당 간다 / 근데 왜 울면서 가요? / 울려고 간다 / 왜 예배당 가서 울어요? / 울 데가 없다 / 울 데가 없다 / 울 데가 없다 / 울데가 -”

기타를 튕기며 말하듯이 부르는 이 짧은 노래에 눈물이 고였다. 광주는 울 데가 없어요. 울데가…. 라고 속으로 말하고 있었다. 이 짧은 노래가 가수의 목소리를 타고 공명하며 교실을 교회당으로 만들었다. 노래는 그렇게 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중학교 때 누나가 선물한 기타를 치며 저절로 흥얼거리던 윤동주의 시, 소월의 시 중 한 대목을 흥얼거리다가 노래가 나왔고 가수가 됐다는 백창우 작곡가, 그는 시가 먼저이고 그 다음 노래가 되고 가수가 다시 해석해서 새로운 노래로 태어난다고 했다. 사람들이 ‘싱어송라이터(Singer-Song-Writer)’라고 부르는데, 그게 아니라 순서를 바꿔서 라이터송싱어(Writer-Song-Singer)의 순서가 백창우의 창작법이다. 그리고 세상에 같은 노래는 없다는 것이다. 매번 한 번 뿐인 노래다. 부르는 가수가 다르면 다른 노래가 되고 같은 가수라도 어떤 시공간에서 부르는가? 누구 앞에서 부르는가? 그때 몸의 조건에 따라서 다른 노래를 부르게 된다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들었다. 창작자로서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노래가 되는 한 줄 글이 있다. 시가 되려면 어떻게 하죠? ‘나는 본다. 내 눈으로! 나는 듣는다. 내 귀로! 나는 느낀다. 내 가슴으로! ....’ 여기서 ‘내’가 중요하다. 내 감각과 느낌이라는 고유성이 있는 한 문장이 나오면 소리내어 읽어보고 또 읽다 보면, 노래는 저절로 되니까요.

“시 하나하나가 세상에 하나뿐이듯 노래 하나하나도 세상에 하나뿐입니다. 다 다릅니다. 우리가 그런 것처럼 말이지요. 저마다 다른 얼굴과 말투와 느낌을 가졌습니다. 시는 어떻게 노래가 되는가? 정답은 없다.” -백창우-

남과 북이 갈라친 철조망과 판문점을 넘어 평화의 길을 가고자 창작을 한다면 평화를 말하지 않고 평화를 말해야 상투적인 평화가 아니라서 사람들의 마음에 평화가 물들 수 있다고 했다. 시와 노래강의가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