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군곡리 패총에서 배모양 토제품과 아궁이 모형이 출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해남군에 따르면 해남군은 국가유산청의 지원을 받아 국가유산(사적) 군곡리 패총에 대한 9차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9차 발굴에서는 구릉 동쪽 경사면을 따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청동기시대-철기시대-삼국시대층이 순차적으로 이루고 있는 패각층을 확인했다. 특히 철기시대 지층에서는 아궁이와 배모양 토제품이 출토돼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배모양 토제품은 길이 9.3㎝, 너비 3.4㎝, 높이 2.7㎝로 평편한 바닥에 선수와 선미가 쉽게 구별되는 형태다. 토제품 안쪽에는 노걸이와 돛 등을 설치하는 구멍이 확인돼 실제 배 모양과 흡사하게 만들어졌다는 평을 받는다.

아궁이 모양 토제품은 길이 9.3㎝, 높이 4.4㎝의 소형품이다. 위쪽의 솥걸이부는 직경 4㎝로 솥을 걸쳐 놓을 수 있고, 앞쪽에는 연료를 넣을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토제품은 실물을 본떠 만든다는 점에서 당시 고대인들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배모양 토제품은 군곡리 일원이 당시에는 항구도시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고, 유적 주변에 접안시설이 있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발굴 조사를 맡고 있는 김건수 목포대 박물관장은 “오랫동안 형성된 패총의 흔적을 통해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지속적으로 백포만 일대가 생활 중심지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패각층과 출도된 유물을 통해 해남 백포만 일대가 고대 무역항임을 더욱 확실하게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해남=박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