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191)육십사괘해설:53. 풍산점(風山漸) 下
육사(鴻漸于木), 구오(鴻漸于陵), 상구(鴻漸于逵)
2024. 03. 21(목) 19:47 가+가-
점괘 육사의 효사는 ‘홍점우목 혹득기각 무구’(鴻漸于木 或得其桷 无咎)이다. 즉 ‘큰기러기가 높은 나무 위에 이르렀다. 혹, 큰 서까레(행운) 위에 앉게 되면 많은 것을 얻고 허물은 없다’는 뜻이다.

사효는 음위에 음효로 대신의 자리이나 음유부재해 재주가 별로 없다. 초육의 응원이 없고 구삼, 구오와 친비하다. 육사는 이제 점점 높게 날고자 해 나뭇가지 위로 올라왔다. 기러기는 세개의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납작한 평면에는 잘 서있지만 나뭇가지 위에는 불안하다. 다행히 튼튼한 사각목의 서까래 위에 앉으면 편하고 안정적(或得其桷 无咎)이다.

상왈(象曰), ‘혹 서까레(사각목) 위에 앉게 되면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는 것은 유순하고 겸손하기 때문’이라고 해 ‘혹득기각 순이손야’(或得其桷 順以巽也)라 말한다. 이 때는 뜻하지 않게 좋은 일이 생기는 길운의 시기이다.

결혼과 임신에 좋고 재물 역시 좋다. 육사는 이제 뭍에서 나무 위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론 나무도 물새인 기러기가 안전하게 있을 자리는 아니다. 그러나 음위에 음효가 있으니 점의 도(道)에 맞게 급진(急進)의 위험은 없다. 부부로 말하면 외괘 손의 주효로서 손순(巽順)을 가지고 남편에 순종하는 것이다.

기러기는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있어 참새처럼 나뭇가지를 잡을 수 없어 나뭇가지 위에 서 있으면 불안하다. 그런데 운이 좋아 서까레와 같은 크고 넓적한 사각모의 나뭇가지 위에 앉는다면 더욱 안전해 행운을 만나 무구한 것이다.

점사에서 입서해 육사를 만나면, 음위에 음효가 있는 유정(柔正)의 효이지만, 물새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는 위태롭고 편안치 못한 자리에 있으니 모든 일에 있어서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무난하다.

운기, 운세 여하는 몸과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해 비관하기 쉬울 때이지만, 초조한 마음을 자제하고 은인자중(隱忍自重)을 해야 한다. 지위는 승진하고 고생이 증가할 때로 원하는 바 등은 작은 일은 성사돼도 큰 일은 안된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등에서 물새가 나뭇가지 위에서 일단은 휴식처를 찾았으니 더 이상의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만일 뜻대로 진행하고자 무리하면 천산둔으로 변해 도망가는 대손(大巽)의 상이 되고 만다.

색정(色情, 其桷)으로 인한 혼인을 경계해야 하니 혼인은 보류하는 것이 무난하다.

잉태는 정욕을 삼가지 않으면 걱정이 생기고 임산은 무사하다. 이전, 여행, 신축 등도 보류해야 한다. 병은 중증(重症)으로 증상이 더 심해져 가나 잠시 멈춘다.

기다리는 일은 어렵고 가출인은 도망가 숨어 있어 금방은 밝혀지지 않으며 분실물은 찾아내기 어렵지만 집안에서 잃어 버렸으면 집안의 장롱, 선반 등 서랍 속에 있다. 날씨는 구름이 끼고 흐린다.

‘모 노처녀의 혼기(婚期) 여하’를 문점, 입서해 점괘 육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는 상괘 손은 과년한 장녀이고 하괘 간은 집으로 이제 딸이 장성해서 문 밖으로 출가(出嫁)하는 상이다. 이제 육사를 얻었으니 육사는 손의 성괘주로 일음(一陰)이 변해 강건한 건(乾)으로 변한 것은 여자가 남자를 찾아가 성교(性交)하는 상이다. 사효의 효사에는 ‘홍점우목 혹득기각 무구·(鴻漸于木 或得其桷 无咎)라고 한 것은 기러기(노처녀)가 하늘(시집)로 날기 위해 튼실한 각목의 나뭇가지 위에 앉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앞으로 40일 후면 똑똑(六四 巽의 주효)하나 나이 차이(其桷)가 있는 남자 배필을 만나 부자로 잘 살겠다”고 말했다. 결과인 즉, 40여일 후 배필감을 만나 결혼했고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통원치료를 받았는데 그 까닭은 남자의 기각(其桷)에 해당하는 양물(陽物)이 남달리 컸기 때문이었다.

‘청상과부(靑孀寡婦)의 재혼 여하’의 [실점예]에서 육사를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의 상괘는 장녀, 하괘는 집으로 장녀 딸이 장성해서 집 밖으로 떠나 출가하는 상이다. 사효 동(動)으로 손(巽)의 성괘주인 일음(一陰)이 강건한 건(乾)으로 변한 것은 성교(性交)의 의미로 출가해 잘 살 것’이라고 했다. 이후 황도길일을 택일해 혼인했는데 신부는 잠자리의 고통이 컸다. 그 이유인 즉, 효사에 득각(得桷)이라 해 ‘네모진 서까레를 얻는다’고 했는데, 이는 상대 남자의 양물(陽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산지박(山地剝)괘의 상구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의미도 이와 같다.

점괘 구오의 효사는 ‘홍점우릉 부삼세불잉 종막지승 길’(鴻漸于陵 婦三歲不孕 終莫之勝 吉)이다. 즉, ‘큰 기러기가 산 언덕에 이르렀다. 아내가 삼년 동인 잉태하지 못했으나 끝내는 이기지 못하니 길하다’는 뜻이다.


오효는 양위에 양효로 강건중정의 덕성을 갖춘 군주로서 유순중정의 아내(婦)인 육이와 정응해 모든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제 기러기는 하늘로 날기 위한 전단계인 높은 구릉(九陵)에 이르렀다. 구오는 지존의 군주이기는 하나 정배(正配)인 육이를 만나기에는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 그것은 구오와 육이 사이에 육사와 구삼이 가로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효사에서 부삼세불응(婦三歲不孕), 즉 3년이 지나도록 부인(六二)은 임신을 하지 못한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음사한 세력인 육사와 구삼은 정도(正道)의 중정을 이길 수 없으니(終莫之勝) 구오는 마침내 육이를 만나 길하다.

상왈(象曰), ‘끝내 이기지 못하는 것이 길하다는 것은 소원을 이루게 됨을 말한다’고 해 ‘종막지승길 득소원야’(終莫之勝吉 得所願也)라고 말한다.

처음에는 방해를 받지만 나중에는 쉽게 이루어지는 때로서 운이 좋은 시기이다.

이제 기러기가 높고 평평한 언덕 능위(陵)로 올라왔다. 구오는 양위에 양효로 강건중정(剛健中正)의 강성한 자리이니 점의 도(道)에 맞지는 않고 부인인 응효에 있는 육이와 음양상응하나 호괘가 화수미제(火水未濟)로 잉태하지 못하는 상이 있다.

이를 ‘부삼세불잉’(婦三歲不孕)이라 했다. 그러나 중(中)을 얻어 강유(剛柔) 즉 구오와 육이가 만나 길을 얻을 수 있으니 이를 ‘종막지승 길’(終莫之勝 吉)이라 해 잉태하는 것을 방해할 수는 있지만, 끝까지는 방해하지 못한다.

이때는 처음에 구오가 육이를 만나는 것을 구삼과 육사로 인하여 방해를 받지만, 나중에는 쉽게 이뤄진다. 효사의 삼년이라는 의미는 삼일, 삼개월, 삼년 등으로 점사의 내용과 상황에 따라 활용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구오를 얻으면, 처음에는 생각대로 풀리지 않던 일들이 나중에는 호전돼 가는 때이니 매사에 끈기있게 노력하는 방침이 필요하다.

구오의 응효인 육이와의 관계에서 구삼과 육사가 방해하고 있어 구삼, 육사의 방해꾼을 조심해야 한다.

운기점이나 사업, 거래, 교섭, 담판, 원하는 일 등에 있어서 경쟁자, 방해자로 인하여 고심과 노력이 더욱 많고 초조하여 자포자기할 수 있으나, 한 가지 만을 꾸준히 추진해 나가면 성공할 수 있다. 중간에 마음을 바꿔 포기하거나 다른 일을 손대면, 변괘가 중간산(重艮山)이 돼 모든 일이 실패한다. 끈기있는 노력이 필요하고 강경책은 실패한다. 원하는 일 등도 두 세 번 노력하고 난 후에야 달성될 수 있다.

혼인은 중간에 지체되고 방해가 있지만 결국은 성사되는 좋은 인연이다.

잉태와 임산은 중간에 어려움이 있으니 이를 해결해야 한다.

병은 약을 먹으면 구오와 육이가 정응(正應)해 이제부터 약효(藥效)가 있으나, 중괘를 만나 중태에 빠질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은 소식을 얻기 힘들고 가출인은 숨어 있어 밝혀지지 않으며 분실물은 찾아내기 힘드나, 집안에서 잃은 물건은 밖으로 아직 나가지 않아 집안에 있다.

날씨는 구름이 끼고 흐린다.

‘모 상인의 운세 여하’의 [실점예]에서 점괘 구오를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는 서서히 단계를 밟아 나아가는 괘로 사람의 운기(運氣)가 서서히 좋아지고 지위가 점차 높아져 가며 여자가 단계적인 절차를 거쳐 시집가는 경우와 같다. 구오는 육이와 음양상응하나 삼, 사효의 두효가 사이에 있어 통하고 만나는 것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아내는 남편을 만날 수 없어 임신할 수 없고, 상인의 경우는 자신의 유능한 대리인을 등용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삼년을 참고 기다리면 뜻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모 과년(瓜年)한 여자의 운세 여하’를 입서해 정괘 구오를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는 장녀가 어린 소남과 결혼하는 상으로 여자가 정실로 시집가는 때이다. 삼개월 후에(婦三歲不孕)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해 그러했다.

점괘 상구의 효사는 ‘홍점우규 기우가용위의 길’(鴻漸于逵 其羽可用爲儀 吉)이다. 즉, ‘큰 기러기가 하늘의 길로 날아오르는데, 그 날개의 무리와 함께 날아 그 거동이 예사롭지 않으니 상서롭고 길하다’는 뜻이다.


상효는 음위에 양효로 양강하다. 그동안 기러기는 하늘로 먼 길을 날아가기 위해 물가(干)에서 너럭바위(磐)로, 높고 평평한 육지(陸)로, 서까래 나뭇가지(桷)를 거쳐 높은 산의 구릉(陵)에 도달해 드디어 능에서 하늘의 길(逵)로 들어서 비약할 때가 왔다.

점괘를 마무리하는 상구에서 효사는 ‘기러기가 무리들과 함께 이동하는 하늘의 길로 들어서 날으니 무리들의 날개의 거동이 자못 의표(儀表)롭다’고 말한다.

상왈(象曰), ‘깃털의 무리와 함께 날아 그 거동이 예사롭지 않아 상서롭고 길하다는 것은 고결해 어지럽힐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해 ‘기우가용위의길 불가난야’(其羽可用爲儀吉 不可亂也)라 말한다.

이 시기는 기러기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라 발전적으로 떠나는 때로 무리를 지어 함께 하니 더욱 길하고 그 위용이 자못 의롭다. 상구는 높은 언덕 위로서 더욱 더 나아가면 그 곳은 하늘이다. ‘규’(逵)는 하늘의 구름 길이다. 날아가는 기러기는 열을 지어서 날아 무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질서를 어지럽히지 않는다.

이를 인사에 비유하면, 신하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 영화로움이 끝까지 가더라도 교만하지 않고, 순서를 밟아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군자처럼 세상의 모범으로 있기 때문에 더욱 길한 경우와 같다는 것이다.

상구의 위치는 기러기가 물가(干)로부터 나아가기 시작해 이제 마지막의 하늘 길(逵)로 날아 올라 왕공성과(往功成果)를 이루는 자리이다. 의(儀)는 인간 삶의 변하지 않는 예의요 질서이고, 풍속의 기준이요 의표(儀表)이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상구를 만나면, 지금까지의 끈기와 노력이 공(功)을 이루고 목표를 달성하는 때로 이에 만족하고 더 이상의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소성괘 상괘가 손변감(巽變坎)으로 산 위에서 바람이 불고 비를 동반하는 상이 되니 지금이 정점(頂點)이고, 그 선을 넘으면 급전(急轉)해 흉해 진다.

변괘 수산건(水山蹇)은 나아가기가 어려워 멈춰야 하는데, 만일 나아가면 산 위의 눈에 미끌어져 다리를 다치게 된다는 흉괘이니 이를 알고 멈추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구의 화려한 효사의 뒷면을 읽지 않으면 안된다.

운기, 사업, 원하는 일은 당연히 지금의 상황에 만족해야 하고, 더 많은 욕심은 흉을 자초한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등은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응효(應爻)인 삼효를 이미 육사에게 빼앗겨 버려 내실이 없다.

혼인은 흠이 있는 상대로 좋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잉태는 초기에 어려움이 있고 임산은 무사하다. 병은 구토를 동반한 두통이 심하고 기력을 잃게 되며 고질화되어 중증의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고 가출인은 돌아오기 힘들며 분실물은 도둑에게 잃어 버려 찾기 힘들다. 날씨는 바람이 불고 비가 온다.

‘사업, 운세 등 여하’의 [실점예]에서 점괘 상구를 만나면, 점괘는 기러기가 하늘을 향해 점점 높이 날아오르고 산 위에 나무가 쑥쑥 높이 성장하는 상으로, 이미 육년 전부터 점괘를 만나 단계적으로 성장해왔다.

이제 상구를 만나 기러기가 깃털의 무리를 더 크게 지어서 좋은 자리나 직책으로 자리 이동을 하거나, 더 좋은 집으로 옮기거나, 좋은 대학이나 해외로 유학을 가는 등 발전적으로 떠나는 때이다. 단, 병점에서는 점괘는 귀혼팔괘로 혼이 하늘로 올라 떠나니 유명(幽明)을 달리하는 상이다.

<동인·도시계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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